"정직하게만 살면 먹고살기 힘들어. 세상이 다 그런 거야(p.272)."

    "부패한 사람이니까 이용할 수 있는 거 아냐. 부패하지 않는 사람 치고 바보 아닌 놈 없고, 그런 놈들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p.273)."

 

    어른들의 대화에 이런 말이 나온다. 그런데, 이걸 뒤집는 아이들이 있다. 1학년 2반 남자 아이들. 그리고 밖에서 돕는 여자 아이들과 니시와키 선생. 이들이 그리는 7일간의 삶의 모습이 씁쓸하지만 통쾌한 웃음으로 다가온다. 아마도 '완득이' 이후 이렇게 신나면서 책을 읽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철없는 투쟁일 거라는 생각에 처음에 그다지 다가오지 않았던 책이 여름방학이 되면서 이 책이 괜찮게 보였다.

 

    해방구. 1969년의 일본사회와 그들의 아이들이 13살이 되어 세상을 보는 시선, 아들과 연락을 끊고 폐업한 회사에서 지내는 허름한 할아버지. 세계전쟁과 격동기의 일본, 경제적으로 안정되었고 부모들의 비윤리적 행위에 반감이 있는 사춘기 아이들이 보이는 모습은 우리들이 왜, 어떻게 살았고, 살아야 할 것인지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어느 더운 여름, 잠도 안 오는 밤에 읽으면 진짜 괜찮을 책. 어른이라고 이 아이들이 시스템을 운영하고 어른들에게 보이는 행동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어떤 측면에서는 이 아이들이 더 똑똑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윤리와 비윤리의 경계를 조용히 움직이게 한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멋있다.

   

   어른들의 시각에서는 이상한 아이들일 수 있는 아이들. 그런데, 그들의 마지막 모습까지 멋있는 이유는 뭔가 해본다는 것, 무기력이나 학교폭력에 줄어들고 줄어들어 자신의 존재감조차 찾지 못하는 대한민국 아이들과는 다른 모습이 멋지게 보였다. 어쩌면 중학교 2학년부터는 공부에 매일 수 있는 그 아이들이 13살의 좋은 추억을 공유하면서 겐지와 에이지의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던 것, 이 아이들은 자신의 인생주인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