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레 노이하우스를 통해 보는 세상이 있다. 그냥 글을 쓴 것 같은데, 상황이나 소재 면에서 감춘 것을 밝혀내는 과정이 미스테리적 매력속으로 읽는 사람을 빠져들게 한다. 처음에 만나면, '이 두꺼운 책을 언제 읽나'싶다가도 막상 읽으면서 하루하루 지나는 시간속에서 사건을 정리하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특히 독일의 사회모습을 진화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정치적 이슈가 많은 2012년, 그래서, 이 책이 매력적이다. 스캔들. 보는 사람은 재미있고 눈을 반짝반짝이게 되는 것. 피아와 보덴슈타인이 여전히 등장한다. 그런데, 이미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책을 읽었다면, 시점을 미리 조금 조정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2005년의 이야기이므로.

 

    부장검사가 자살한다. 그리고, 이자벨이라는 여성이 있다. 처음엔 연관없어 보이는 일들(물론, 이미 이 책을 손에 잡았다면, 연관성을 생각했겠지만^^)이 점점 멀찍이 하나의 실로 연결되었음을 알게 된다. 현재와 과거가 연결되고, 인물과 인물 사이의 관계가 밝혀진다. 승마클럽, 제약회사, 다수의 정재계 인사.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 그리고, 흥미를 유발하는 인물군을 배치한 것은 <바람을 뿌리는 자>에서 말하고 싶어했던 개발사업의 진정성과 목적과는 또 다른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의 가치에 대해서.

 

    넬레 노이하우스의 이야기는 한 꺼풀 벗겨 생각하면, 사회적인 메시지가 상당히 강하게 들어있다. 거기에 미로를 헤쳐나가 밝은 곳으로 나가는 즐거움까지. 아예 처음부터 잔혹한 결말을 주기 때문에 중간중간 드러나는 비리에 씁쓸하고, 죽음에 안타까우면서도 결론에 다다랐을 때는 사회를 보는 눈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