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무섭다. 그런데, 사진이 이 책을 보게 했다. 다시금...

 

    우리나라에 참...많은 시인들이 있다는 생각, 그리고 그 시구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는 느낌, 글자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의미를 되뇌이면서 만나는 한국어의 낯설음. 이 모든 것들이 한 권에 담겨있다. 그리고, 글자가 주는 느낌이 더 진하게 남아있는 까닭은 사진속에 자리잡은 아이들의 모습. 그 아이들의 표정과 웃음, 옛날의 모습처럼 다가오는 현재의 그들.

 

    사랑, 그리움, 잊음, 기대. 이 모든 것을 보영준다. 천천히, 많은 여백속에서.

    이 책의 처음을 여는 분이 김남조 시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처음이 가볍지 않게, 그러면서 다음을 기대하게 한다. 시와 시 뒤에 있는 서정윤 시인의 짧은 말들은 소모되는 말들이 아니라, 되새겨지고 나중에 한 마디 말로 남는 가치가 된다. 그래서, 아마 이 더운 여름, 다시 이 책이 생각났는지도.

   

    엮은 책들이 주는 한계도 있지만, 오히려 다양한 작가를 만나면서 편식했던 장르 혹은 저자에 대한 한계를 깨고 다른 누군가의 글을 볼 수 있는 장점이 크다.

 

    황동규의 <조그만 사랑 노래>의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 늘 그대 뒤를 따르던  / 길 문득 사라지고 /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의 부분은 이번에 마음에 남은 부분이다.

 

    덧붙임 말중에서는 유안진 시인의 <갈대꽃> 다음에 있던 말이고. "세월이 지난 후 그대를 보는 게 두렵다.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대로 그대를 기억하고 싶다. 나는 세월의 흔적 속에서 풍화되더라도 그대만은 풍화에서 벗어난 곳에 있기를 바랄 뿐이다(p.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