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데 직접적으로 연관된 일이 아니면, 생각하기 쉽지 않다. 근처에 법원이나 검찰청이라도 있으면 오가면서 사람들이라도 보지만, 그것도 아닐 때는 잊고 사는 곳이 아마도 사법과 관련된 분야일 것이다. 특히, 검사와 판사는. 

        이 책, 재미있다. 일단 역사와 시작하기에 정치나 역사에서 봤던 시각을 검찰을 보는 시각으로 재해석하기 때문에 새롭다. 4.3사건이 반란군을 진압한 사건에서 무고산 민간인 대량학살사건으로 인지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이 속에 박찬길 검사는 즉결 총살된다. 아마도 이때부터 검찰과 경찰의 기 싸움이 시작되었는지도. 무고하다는 것. 그러니 처벌하겠다는 것. 그것도 피로. 꼭 그래야만 하는지...

       검찰이 정치에 대해 제 역할을 했으면 이승만 대통령부터 '제대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세력으로부터 옹호받는 사람에게 다른 견제장치는 당시에 거의 유일했을 테니까. 이것도 이 책을 통해 생각이 시작되었다. 1940년대 중반 이후 지금까지 한 명의 검사 혹은 검찰로 대변되는 사건의 이야기가 '진실,화해위원회' 자료처럼 실제 목소리와 함께 보여진다. 

        검찰총장 혹은 고검장, 검사장들의 발언이라고 나온 부분은 '설마...진짜?'를 오간다. 판사, 변호사, 검사의 삼륜이라 생각했는데, 판사, 변호사 한참 위에서 굽어살펴보고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검찰비판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개한 책이라 그런가? 

        마지막 부분에서 장대하게 설명하는 부분,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로 이야기하는 것도 어쩌면 2장에 걸쳐 이야기한 역사속의 검찰과 현실이 조금 가까운 미래에는 괜찮아야 하고, 좀 더 먼 미래에는 더 괜찮아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우연히 지방신문을 보게 되는 경우(지방신문의 공정성, 객관성의 문제는 논외로 하고), 사실보도에 관한 것인 경우, 평검사가 블루칼라 범죄 이외에 화이트칼라의 윤리적 문제를 수사한 것을 보면 '괜찮은 사람'이 참 많은 듯 싶다. 특히, 은행, 부행장들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사실같은. 더 이상 수사나 조사가 없을 줄을 알면서도 시간을 들여 수사한 것에 박수를, 한계에 그칠 현실에 쓴 미소를 보내게 된다. 

        아래에서 보면, 조직생태계도 건전한 것 같은데, 올라가면 갈수록 괜찮은 검사들이 많이 없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동화되는 것인지...한,EU FTA발효로 변호사 시장의 움직임이 있으면, 검찰문화도 바뀔까? 아니면, 더 견고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