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여서 읽었다. 어느 순간, 어느 방송사의 뉴스는 사람들의 뇌를 마비시키는 보도국 혹은 아나운서국이지 않나 싶을 정도로 핵심이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인터넷 뉴스에도 나올법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그래서, 뉴스를 2시간 연이어 보지 않고, 그냥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보는 게 낫겠다 싶었다. 얼마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보도를 보면, 명확하고 적확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시사부문도 아무래도 MBC쪽으로 기운다. 다른 방송사가 있음에도. 때로는 공정성보다는 사실해석의 확대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거의 한 동안은 멀리하기도 하지만...

       진실일 수도 있고 사실일 수도 있다. 묻어버린 걸까? 묻힌걸까? 둘 다라고 말하는게 더 나을 듯 싶다. 묻었다. 검찰측에서. 묻혔다. 여론이. 며칠 전 자막뉴스에 한승철이라는 이름이 나와서 문득 생각났다. 맞다! 대충 그런 일이 있었는데, 실체는 기억도 안 나는...어떤 사건이나 사고가 있을 때마다 정말 몇 십명 죽은 일이 아닌 이상은 3개월지나면 잊는다는 말이 생각났다. 그리고는 실소.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들 모두 잘못이다. 둘의 상관관계에서 제3의 피해자는 부지불식간에 얼마나 많았을까? 이 책, 줄간격이 빼곡하지 않아서 금방 읽을 수 있겠다 싶어서 읽었는데, 도돌이표 4-5번 있는 짧은 노래를 듣는 듯한 느낌이다. 사건은 하나이고, 돈 준 사람도 하나인데, 검찰이라는 하나의 대상 속에 있는 그 많은 사람들에 대한 집합으로 이야기하기에 그냥 했던 얘기 또 하는 식으로 들린다. 

       이 책, 왜 만들었을까? 연예뉴스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입에서 입으로 이야기가 불려지고 가공되면서도 금방 잊는 사람들에 대한 기억회생의 의미가 하나일 것이고, 그냥 묻히기에는 억울하니까 한 번쯤 이야기해서 풀어야 하는 것일 수도 있을 듯 싶다. 마치 대학생과 유치원생이 주먹다짐을 했는데, 유치원생이 선혈이 낭자한 얼굴을 한 채로 숨기보다는 엄마한테 이르고, 할머니한테 이르는 듯한. 사실을 이야기한, 그것도 한 일방당사자의 이야기여서 책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그냥 들어달라는 것인지, 검찰에 대해 같이 분개해 달라는 것인지...

      사실을 아는 부분을 제외하고, 검찰의 상대방으로 인지될 수 있는 업자들이 분개하면서 실토한 부분은 이해하겠다. 제대로, 세련되게 놀지 못하는 데 대한 인격모독. 그런데,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지 않으니 분낼만하다. 

      실명을 드러낸 부분, 아무래도 금방 잊을 것이다. 때로는 이런 생각해본다. 하나하나 기억하기 힘든 인물들의 경우, Smart TV라는데, 말풍선처럼 그 사람의 중요한 사건이나 사고도 같이 화면에 나오면 안 될까? 진짜 Smart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