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가 있음에도 이 책을 다시 보게 된 것은, 한 해의 문이 닫히기 직전이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가 7가지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사람을 보며 물었던 안부인사가 어땠는지 다시 기억하고 싶어서. 

     미안한 말이지만, 분노하라고 분류한 '노' 부분에서 소리내어 웃는 상황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아직도 설명이 안 된다. 심각한 내용이고, 간과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소회지만, 이런 것들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인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대신 말해주고 있기 때문인지 작가의 분류법과는 좀 동떨어지게 이 글을 이해했다. 기뻐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때로 마음이 툭! 떨어지기도 했고, 슬퍼해야 하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웃음이 나오는 상황이 대략 난감!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따뜻했던 햇살이 개나리꽃을 간지럽히던 3월부터 무덥고 비많았던 여름날, 단풍이 이지러지던 가을날을 거쳐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 우리 가족의 1년, 우리가 함께 울고 울었어야 했던 1년간의 사건,사고들이 스쳐지난다. 시간순서로 배열하지 않아서 작가가 말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것 사이의 시간차가 있어서 약간 혼잡스럽게도 느끼는데, 오로지 감정선에만 충실해서 따라간다면, '산다는 것'은 결국 관심이며, 묻는 것이며, 생각하는 것이라는 나름의 결론에 다다른다. 

     그나저나, 작가의 형이 침튀기며 말했던 이야기와는 상관없이, 약간 긴장이 되는 신종플루의 유행이 올해는 잠잠하게 넘어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