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많이 들어본 공공경제학의 인물이라서 공유자원하면, 오스트롬 부부가 떠오른다. 이 책을 처음 보고, 그 방대한 연구자료들을 어떻게 책 한 권으로 담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게 들었다. 정보의 대칭성과 비대칭성, 완전성과 불완전성, 상대방의 선택 등 미시경제학에서 들을 수 있는 모든 말들속에는 '전제(premise)'라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실제의 삶에는 과연 그렇게 보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은 오스트롬이 지녔던 공유자원에 대한 해법을 찾는 길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혹은 FTA와 같은 '협상' 탁자 위에서 서로의 머릿속에서 정치적 고려들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가와 같은 궁금증들. 

     철저히 '제도'에 의한 방법이 보인다. '제도'라는 단계에서 몇 발짝 떨어져서 본다면, 과연 제도 자체의 완전성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그 제도를 만드는 사람들의 인지와 전략을 어떻게 볼 것인지 다시 고려해야 하는 문제로 보일 수 있다. 그런데, 이 연구들이 지닌 매력은 경험적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는 성공들과 함께 보여지는 희망이라는 것이다. '공유지의 비극'을 말한 하딘의 말만 들으면 세상의 끝에서 낭떠러지로 더 몰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성악설처럼 인간에 대한 기대, 인간본성에 대한 희망이 사라진다. 그런데, 최소한 오스트롬은 보여준다. 지금까지 이렇게 진행된 일들은 최소한 눈에 보이는 것이며, '스스로' 자율적 통제와 규제를 할 수 있기에 비용의 문제는 최소화할 수 있다고. 

      물론, 연일 뉴스에서 터지는(보도라고 하기엔 30분 정도만 보고 있으면 머리아프다. 게다가 하루만 안 봐도 수시로 바뀌는 말에 따라 보도도 달라지니...) 사건, 사고들을 보고 있으면, '공유의 비극' 뿐 아니라 '사유의 비극'도 머릿속에 스친다. 사유의 범주를 개인이 지닌 인격권부터 재산권까지 모두 포함한다면 말이다. 그래도,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사회현상을 한 시각에서 온전히 정리하고 보여줄 수 있다는 것,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어 정확히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듯 해서 시원하다. 

      총 6장에 걸쳐 이야기하는 것들은 기-서-결의 형식으로 완벽하게 생각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공유자원 중에서도 특히 자연자원에 초점을 많이 두었기에 미래지향적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들어 많이 회자되지만, '과연 가능할까?'라는 단어. '건전하고 지속가능한(sound and steady)'이란 말에는 수긍하면서도 좀 생각할 요소들이 많아진다. 분명, 지금세대는 이전세대와 정신적 가치가 다르기에. 

      게임이론, 집합행동이론.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이 무엇보다 괜찮은 것은, 역자 해제가 있어서 흐트러지기 쉬운 생각을 잡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책이 출간된 이후의 연구방법과 관심의 축이 어디로 어떻게 움직이고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