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궁금했다. '이 사람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도대체 누구일까?', '한 단어로 규정짓는다면, 어떤 말이 적당할까?' 바로 기생이라는 이름으로 삶을 살다간 사람들. 분명히 시대별로 다른 의미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선생님'이라는 말 속에 다양한 인물군이 들어 있어서 '내 선생님', '내 은사님', '내 담임' 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처럼 하나의 성격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해도, 한국을 모르는 누군가 물어볼 때, '노류장화'식으로 설명하기에는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지도 못하는데...

       KBS드라마 '황진이'부터였을 것이다. 도대체, 기생이라는 사람들을 예술인으로 봐야할지, 연예인으로 봐야할지, 꽃으로만 봐야할지...단순히 노비계층의 일원으로 비루한 일생을 산 사람들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리고, 예전에는 사극에서도 그냥 병풍에 지나지 않는 인물군이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의 사극에서는 그 의미가 남달라졌다. 선비들과 눈을 깐 채로 할 얘기 다하는 인물군.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비춰진 그녀들의 삶은 역사 속 이야기의 일부분 이외에 알고 싶었다. 심각하지 않게.

        이 책 보고 정말 놀랐다. 이렇게 자료가 많았었는지, 실명까지 남아있는 그녀들의 직업을 요즘은 어디에 표시해야할지. 또한, 신소설 이후 여러 문인들의 삶 이야기와 소설 구성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그녀들이 보였다. 특히, 일제 강점기를 중심으로 권번 기생들의 이야기가 이야기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어서 이 책만 읽다보면, 조선시대의 기생들과 왠지 달라보인다. 특히, '연예 매니지먼트사, 권번'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더니 요즘의 한국 밤문화와는 질적으로 달라보인다면 과장된 것일까?^^ 그들이 연주했던 거문고와 가야즘, 양금과 샤미센의 소리는 과연 어땠을까? 그들이 추던 춤사위는 어떤 의미였을까? 활성필름이 없으니 가늠할 수 없지만, 사진기를 응시하는 그녀들의 당당한 표정에서는 예술인의 면모가 크게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