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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번 글을 읽기 위해서는 먼저 세계지도를 펼치기 바랍니다. 세계 여행을 떠나야 하니까요.

세상에는 저마다 오랜 역사와 문화를 형성하고 제각기 다른 빛깔로 살아가는 수백개 나라가 있습니다. 이번에 ‘책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은 좀 더 자세히 말하면 흔히 소수민족이라고 부르는 세계속에 작은 나라에 대해서 다룬 책 을 살펴볼까 합니다.

세계를 구성하는 나라는 대략 200-230여 나라로 추산하고 있지만 지금도 민족간 분쟁이 일어나면서 새로 생기거나 사라지는 나라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생김새가 다르고, 살아가는 풍습이 달라도, 피부색이 달라도 하늘이 내린 존엄한 인격체로서 존중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국가도 그렇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세상에 있는 수많은 나라들, 그 중에서도 작은 민족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들도 지금 여기서 살아가는 우리와 하나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끈이 인류애를 고취 시키고 인류에 대한 지식과 삶을 풍성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구 열강들은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키면서 작은 나라들에 대한 침략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세계에는 지금도 사라지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새로 생기는 나라가 있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세계 지도에서 사라진 나라인 인디언들의 나라를 지켰던 한 추장과 바람처럼 전해오는 그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애틀 추장이 그 사람입니다.<시애틀 추장.수잔 제퍼스 글·그림, 최권행 옮김.한마당.2001.중간학년>은 인디언 추장이었던 시애틀(Seattle, Chief(1786-1866)은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에 조상대대로 살아왔던 인디언들 땅을 백인들에게 어쩔 수 없이 내어주면서 백인들과 협상의 자리에서 의연한 목소리로 대 자연의 일부가 되어 살아왔던 인디언들의 철학을 바탕으로 땅의 의미를 시적인 문구로 한 명연설을 바탕으로 한 그림책입니다. 150년도 훨씬 더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 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감동으로 일렁이게 합니다. 그것은 백인뿐만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까지 전해지는 날카로운 충고의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좀 더 높은 학년 아이들을 위해서는 미국 나바호 지역에 살고 있던 인디언들이 미합중국 정부에 의해 강제 이주당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생존을 위한 대장정이 눈물겹게 그린  <달빛 노래.스콧 오델 글, 김옥수 옮김.우리교육.1999.높은학년>를 보게 하면 좋습니다. 백인들의 약탈과 추방, 학살에 이르는 참혹한 탄압의 역사를 받으며 그들이 꿈꾸는 자유와 평화를 위한 가슴아픈 대장정이 지구의 역사를 이어왔음을 알게 됩니다. 1960년에 프랑스로부터 독립하여 여러 부족이 모여 이룬 국가로 흑인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서쪽에 위치한 나라  세네갈의 책<사라진 마을.앤 그리팔코니 글, 카디르 넬슨 그림, 이선오 옮김.미래아이.2006.중간학년>은 야오 부족 사람들이 노예상인들의 추격에서 벗어나 무사히 살아남아 그들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세계에서 몇위안에 드는 큰 나라이지만 우리에게는 그들의 문화를 다룬 어린이 책은 그다지 많지 않은데 중국인들의 문자의 뜻을 다룬<류와 새.카트린 루이 글·그림, 펑 샤오 밍 서예, 김주경 옮김/주니어랜덤.2008.낮은학년>이나 <여덟살 혼자 떠나는 여행.우 니엔쩐 지음, 관 위에수 그림, 심봉희 옮김. 베틀북.낮은학년>는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중국아이들이 설레고 두렵고 긴장감을 경험하면서 용기와 지혜를 배우게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인도차이나 반도 동남부에 있는 공화국인  캄보디아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요? <앙코르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로버트 J. 케시 지음, 이혜경 엮음, 최민주 그림 .청솔출판사.2007.높은학년>는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캄보디아의 대표적 유산인 앙코르와트를 중심으로 예술의 꽃을 피운 앙코르 사람들의 이야기는 지구촌의 또다른 비밀을 엿보는 즐거움이 느껴집니다. <인도의 딸. 글로리아 웰런 글, 엄혜숙 옮김, 김재홍 표지그림.내인생의책.2007.높은학년>은 인도 사회의 전통적 악습 때문에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고 이내 과부가 되지만 자신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인도 여성과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문명권인 이슬람의 영웅<살라딘. 십자군을 물리친 이슬람의 왕. 다이엔 스탠리 글. 그림 임후성옮김.미래아이.2007.높은학년>은 여러 종족으로 나뉘어 있던 이슬람 세력을 하나로 통합시키고 역사상 가장 평화롭게 예루살렘을 되찾은 살라딘의 일대기를 그립니다. 살라딘의 일생과 십자군 전쟁 당시 역사속에 숨쉬는 이국적인 이슬람 문화가 흥미롭습니다. 이슬람 역사와 문화의 총체를 느끼게 하는<아주르와 아스마르.미셸 오슬로 기획, 상드린느 미르자 글, 조성천 옮김, 이희수 감수.웅진주니어.2007높은학년>은 화려하고 정교한  시각자료가 이슬람 문명에 한발짝 더 다가가게 합니다. 이와 함께 <모로코의 이야기꾼. 테드 르윈 글·그림, 양녕자 옮김.미래아이.2006>는을 통해 이슬람 문화와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는 모로코의 아름다운 도시 페즈를 무대로 하여 페즈의 전통 시장인 수크에서 이야기를 팔면서 살아가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하루를 따라가며 이슬람의 기운을 가득 느끼게 됩니다.

이집트의 역사 지리 문화의 총체를 느끼게 하는 <알렉스와 페니.이집트 편. 자다 프란차 지음, 고정아 옮김.해냄출판사.2007.중간학년>는  스핑크스와 피라미드, 나일 강, 아부심벨 등 이집트의 이모저모를 알 수 있습니다. <파라오의 무덤을 찾아서.비비안 쾨니그, 엠마뉘엘 에티엔 지음, 장 클로드 골뱅 그림, 류재화.옮김. 소년한길.2008.높은학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라, 이집트가 생겨나고, 문명이 발달하게 된 배경 세계의 불가사의로 불리는 피라미드를 비롯한 훌륭한 예술작품들이 탄생한 배경들이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에스키모아프치 아크의 일생. 에밀 빅토르 글·그림, 장석훈 옮김.비룡소.2006.중간학년> 북극의 얼음나라에서 살아가는 에스키모들의 생활과 문화를 가까이 접하게 합니다. 썰매나 바다표범 가죽을 깔고 눈밭을 누비는 에스키모 아이들, 돌오두막에 모여 고기를 구워 먹는 가족들, 우미악이라는 배를 타고 여행하는 풍경 등 자연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에스키모들의 문화가 신기하기만 합니다. 같은 얼음 나라 권인 이누이트족은 우리에게 참 많이 낯선나라입니다. <내 어린 시절의 북극. 노르미 에쿠미악 글·그림, 이혜선 옮김.사계절.2005.중간학년>에서 전하는 이누이트 족 이야기는 차갑게 얼어붙은 북극땅에서 이 세상 누구보다 건강하고 따듯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부족을 만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기억을 바탕으로 이누이트 족의 삶과 문화와 종교, 그리고 그들의 정신세계를 보여줍니다. 

<세계를 사로잡은 지혜의 나라 티베트 이야기.정희재 글, 최수웅 그림.아이세움.2005.높은학년>은티베트의 역사, 티베트에서 불교의 의미, 티베트 사람들의 삶 등 티베트?·정신의 힘을 전합니다. 티벳이 중국 침략을 받게 된 과정과 그 후 인도로의 망명 등 티베트의 고된 현대사를 겪으면서도 여유로운 마음으로 전세계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등이 탄생한 티베트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소개합니다.

<바람의 딸 샤바누.수잔느 피셔 스테이플스 지음, 김민석 옮김.사계절.2005높은 학년>은 파키스탄 촐리스탄 사막에서 낙타를 기르며 살아가는 유목민의 딸 샤바누의 삶을 그립니다. 결혼과 함께 남자에게 예속되어야 하는 삶을 거부하고 자유를 꿈꾸는 샤바누의 당당함이 돋보입니다.거친 사막의 삶, 낙타의 탄생과 죽음, 가족처럼 아끼던 낙타를 팔게 되었을 때의 슬픔 등 사막의 모랫바람과 함께 사는 유목민의 모습이 생생합니다.

<평화랑 뽀뽀 해요. 한겨레21 기획, 구수정 옮김. 한겨레아이들.2003.중간학년부터> ‘한-베 평화공원’ 완공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베트남 어린이 문예대회’가 열렸습니다. 그때 참여한 한국과 베트남 어린이들의 시와 산문, 그림과 만화를 책으로 엮어 펴낸 책입니다. 어른들이 벌인 전쟁과 다툼을 뒤로하고 평화를 소망하는 두 나라 어린이들이 마음으로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 역사와 특징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첨부했습니다.

세계 소수민족을 숨가쁘게 돌아보았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책을 열심히 보아도 그 나라의 숨겨진 역사와 문화를 알기에는 부족함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니 아이들과 함께 책을 보면서 그 나라 역사나 의식주, 언어, 등 문화를 더 탐구하면서 나라간의 차이와 특징에 대해서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습니다. 하나의 민족을 이해하는 것은 곧 인류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는 열린 마음을 갖게 하는 시발점이 될 테니까요. 

 

조월례.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