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결혼했다’를 정말 재미있게 읽어서 그의 단편집이 기대되었다.
그런데 아내가 결혼했다는 참 유쾌한 소설이었는데 이 단편들은 그것과는 분위기가 좀 달랐다.

혼자사는 여자가 침대를 하나 사는 이야기 그 여자의 침대, 3남 1녀중 차남의 서러운 성장기 벽, 몸이 공중에 뜬것 같은 남자 이야기 생명의 전화, 프로바둑에 입단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그리 이무기, 도서 대출이나 전기세 가스세 벌금등을 연체 하는 남자의 이야기 연체, 여학생에게 주지 못한 생일선물을 간직한 소년의 성장기 해피버스데이, 이사문제로 아내와 갈등하는 남자이야기 링 마이 벨, 두번째 결혼 마저 이혼위기에 있는 다이어트 하고 있는 남자의 이야기 그사이, 이렇게 여덟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다.

단편이라 기차로 오가는 사이에 금방 읽었다.

늘 써오던 슈퍼싱글이 수명을 다해 침대를 바꾸려 하는데 슈퍼싱글은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고 퀸사이즈는 디자인은 마음에 드는데 큰것 같다고 고민하던 여자가 남자친구의 권유로 퀸사이즈 침대를 사지만 20센티미터의 차이가 너무 커서 적응하지 못한다 남자친구는 곧 익숙해 질것이면 크면 더 편안하다고 설득하지만 여자는 기어이 침대를 슈퍼싱글로 바꾼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짜증이 났다. 남자친구의 말대로 이여자가 너무 예민한것 같아서. 내 성격과는 좀 안맞는 여자다.  

여덟편의 단편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이무기 이다.
바둑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바둑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장면을 묘사할때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다른 나라 말인가 했지만 왠지 긴장이 되고 왠지 흥분이 되었다. 잘은 모르지만 지금 긴박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분위기는 느낄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에는 전혀 몰랐던 바둑의 세계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10대 초반의 어린 아이들이 그 어린 나이에 바둑에 인생을 걸고 심지어는 중학교를 마지막으로 학업까지 중단하면서 프로의 세계에 입단해서 천상의 바둑을 두고 싶어한다 내용은 장편으로 써도 정말 재미있을것 같았다.

그리고 해피버스데이에서 소년이 초등학교때 어른스러운 말을 잘 하는 친구가 정말 어른스러운 친구가 사실은 어른들이 하는 말을 흉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중학교에 가서야 깨닫는데 이 사실에 나는 완전 공감했다. 나도 초등학교 다닐때 그런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좀 늦었지만 어른이 되고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아내가 결혼했다 와는 다른 분위기 이므로 그런걸 기대하고 이 책을 고르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