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록을 처음 읽은 건.. 하이텔에 연재되던 시절..

띠띠띠~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파란 화면에 하얀 글씨로 스크롤이 올라가는 PC통신에 접속하던 즐거움이 어린시절 내게는 큰 기쁨 중 하나였다. 

하이텔에서 주관한 아이들용 정모에 가서 퇴마록을 선물받아오기도 했던 즐거운 기억이.. 오랜만에 전자책 어플에서 퇴마록을 발견한 내게 추억이 모락모락~~~ㅎㅎ

사실 하이텔에서 퇴마록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닥 잘쓴 글.. 이라는 건 느끼지 못했었다. 소재가 특이하고 재미있긴 했지만... 글솜씨는 그닥;;;

그래서 책으로 나온 후, 몰라보게 달라진 글 솜씨에 깜놀...ㅋ

그리고 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거의 20년? ㅋ) 다시 읽은 퇴마록은 좀 더 다듬어져있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국내편은 약간만 다듬었고, 세계편에서는 좀 더 수정을 했다고 한다. 어쨌든 예전보다 좀 더 읽기 좋아진 느낌이라 좋았다.

나는 퇴마록을 꽤 좋아했다. 퇴마록 뒷 이야기라고 끄적끄적 소설을 써보기도 했었고, 영화가 개봉했을 땐 친구랑 같이 신분증 검사 안한다는-_- 영화관을 찾아가기도 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검사해서 못보고 왔던 슬픈 기억이...ㅋㅋㅋ) 나중에 아빠가 DVD로 사다 주셨는데, 영화 보고 무지 실망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쨌든 퇴마록은 지금 읽어도 예전처럼 참 재미있고 즐거웠다. PC 통신 시절의 채팅방에서의 대화를 보면서 오랜만에 st, j 와 같은 명령어를 보며 그 시절의 추억에 휩싸이기도 했다. 

판타지, 라는 장르를 생각하면 마법사와 용이 나오는 세계를 떠올리던 시절, 퇴마사 라는 새로운 직업과 함께 신부, 어린 주술사, 기공을 익힌 젊은 남자라는 조합은 꽤 신선했고, 여전히 재미있고 좋았다.

...근데 열심히 읽다가... 태교에 안좋은 책이라고 구받받았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