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심리 스릴러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책속에 자신도 모르게 동화되어 읽게 만든다. '사라진 소녀들' 역시 뛰어난 심리 스릴러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폐쇄된 인간의 내면에서 어쩜 저리도 추악함이 존재하고 있는지 세상에 그 무엇보다도 무서운게 인간이란 말이 딱 맞다는 생각이 든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숙소에서 한 소녀가 사라진다. 사라진 소녀의 행방을 찾던중 발견하게 된 똑같은 형태의 사건이 10년 전에도 발생한 것을 알게 된 여형사 프란치스카.. 그녀는 헤비급 복서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막스를 찾아가 그의 10년전 사라진 여동생 사라에 대해서 묻게 된다.

 

막스는 잊으려고 노력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앞을 못 보는 여동생과 같이 놀아야하는 자신의 상황이 싫지 않으면서도 한번쯤 맘껏 놀고 싶기도 하다. 이런 막스의 마음을 헤아린 사라에 의해 그는 2시간의 축구경기동안 혼자 놀고 있을거라 믿었던 사라가 사라진다. 이 일로 집안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에게 무차별 공격을 당하고 막스는 집을 나오게 된다.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돈을 버는 일에 힘겨워하는 엄마.. 막스의 부모님은 사라가 사라지기 이전부터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 있었다.

 

눈 먼 소녀가 보여주는 심리묘사는 탁월하다. 막스가 가지는 죄책감은 그를 지탱해주는 원동력인 동시에 사슬이지만 여형사 프란치스카로 인해서 막스.... 흡입력 있는 스토리 전개는 분명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매력은 있다. 허나 3분의 2쯤부터 범인이 이 사람이라는 느낌은 팍오며 그 이후 전개되는 스토리가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10살의 빨간머리, 코에 나비모양을 띄는 주근깨.. 사라진 소녀들로해서 남겨진 사람들이 겪는 아픔은 크다. 범인을 향해 돌진할 수 밖에 없는 막스와 어린 막스에게 모든 책임을 떠 넘긴 부모.. 여름이면 심리 스릴러 영화들이 종종 개봉되는데 '사라진 소녀들' 역시 영화로 나온다면 어떨지.. 잠시 생각해보며 저자 안드레아스 빙켈만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