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라고 하면, 정말 지갑을 한없이 열게 하는 무궁무진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고, 그곳에서 나는 향기는 정말 포근하고, 신선하고, 평화롭기까지 한 멋진 공간이다. 그런데, 그곳을 먹고 자고 생활하는 공간으로 이용하게 했으니, 어찌보면 리비와 앤젤린은 복많은(?) 아이들이지 않았을까?

엄마와 달리 리비는 항상 생각이 많고, 엄마가 빨리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과 가슴두근두근하게 하는 백화점내 생활을 끝냈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 속넓은 아이다.

엄마가 철없는 행동을 하니까, 리비가 어쩜 그 나이대의 아이들보다 더 빨리 성숙했는지도 모르겠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먹는 것이니까 죄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도 하고, 먹고 자는 대신에 청소를 해주면 된다는 식으로 계산을 하기도 하고.

참 멋진 상상력을 동원하여 써내려간 소설이었다.

눈으로만 봐야 하는 인형을 안고 잘수도 있고, 또 텐트안에 들어가 잠도 편안히 자고 이 세모녀의 생활을 한번쯤은 따라해보고 싶다는 엉뚱한 상상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녀들만의 공간에 도둑이 들었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왜 많고 많은 백화점중에서 그녀들이 생활하고 버티는 공간에 도둑이 들었나 안쓰럽기도 했다.

리비의 일기형태를 빌어 전하는 그때당시의 이야기들은 조마조마함도 선사했다가, 황당할만큼의 웃음도 선사했다가 갖가지 감정을 갖게 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어떤 험난한 상황이 벌어진다 해도, 엄마는 두딸과 생활하는 삶을 선택하고자 나름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이다.

물질적 풍요가 뒷받침되면 더할것 없이 좋은 조건이겠지만, 그 세모녀는 물질적 빈곤속에서도 약간의 불편함만을 느꼈을뿐, 결코  그들이 헤어지면 안된다는 사실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기에 그 궁핍한 현실도 감내할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며 생활하기에 어쩌면 가장 소중한 것을, 당연한것 처럼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 되돌아보게 해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