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박경철이 신출내기 의사시절의 이야기 부터 병원에서 경험한 감동적인 이야기, 가슴 아픈 이야기 등이 적혀있다.

종합병원에서는 '먹는데는 걸신, 자는데는 귀신, 일 못하는 데는 등신'이라는 삼신취급을 받았는데 지방 병원에 가면 의사 대접을 받아서 좋았다고 한다.

그가 지방 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할때 교통사고 환자가 급하게 실려왔다.

그 당시 판단으로는 기흉을 의심했었지만, 정확한 확인 없이 무리하게 환자의 가슴에 바늘을 찔러 넣을 수 없었다고 한다.

어쩔 줄 몰라하던 그때 환자는 엑스레이를 찍으러 옮겨졌고, 환자는 이삼 분 후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흉부외과 의사가 엑스선 사진을 보고 본인의 판단이 맞았지만 성급하게 행동하지 않은것에 대해서는  오늘 처럼 판단해서 한 사람의 생명을 운 좋게 구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 때문에 멀쩡한 사람 백 명을 죽이게 될지 모른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때 부터 박경철은 자신이 살린 환자가 백 명은 되어야 의사 노릇 제대로 했다고 생각했다는데, 아직 열 명도 되지 않는다며 자신이 살릴 수 있는 환자는 얼마나 될까 스스로 묻고 있다.

 

레지던트 시절 동물 실험을 한 개 수발을 들다 돌처럼 굳어진 자장면을 뜯어 먹다 병원을 탈출한 이야기, 후배 의사를 혹독하게 가르치던 임과장님의 환자를 생각하던 마음,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자신의 시신기증을 필담으로 적었던 할머니, 행운과 불운이라는 주제의 글에 소에 받혀 갈비뼈가 부러진 할아버지가 망할놈의 소 잡아묵어 뿌려야지 했었는데, 엑스선 사진에서 할아버지 폐에 암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폐암1기였다는 것이다.  폐암은 1기 빼고는 수술을 해도 생명을 구하기가 어려운 암 중의 하나인데, 그 소가 할아버지의 목숨을 살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할아버지께 "어르신 그런데 그 소는 어떻게 잡아 잡수셨니껴? "하고 농담을 했더니 "아유, 그 소 아들 삼았습니더" 하셨단다.

정말 사람 사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쁜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속에 이런 행운이 들어 있을지 그 누가 알았을까.

외국에서 시집와 한국말도 배우지 못하고 아이만 바라보며 살다 아이를 잃게 된 가슴 아픈 사연의 주인공도 있고, 뇌성마비 장애인인이면서 의사가 되고 싶어하는 우식이, 호스피스 간호사를 꿈꾸며 요강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다영이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동행은 함께 가는 것을 말한다.

이 책속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평범한 우리 이웃의 모습이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일 것이다.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여기에 들어있다.

의사는 어려운 공부를 오랫동안 해서 힘든 시간을 거쳐야 될 수 있는 직업이다.  공부도 잘해야 하지만 끈기도 있어야 하고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보니 사명감도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