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요코는 한국에서의 친정가족에 대한 생각과 걱정으로 늘 눈물이 마를날이 없었다. 그런 어느날 한국으로부터 남동생이 이념에 따른 오해로 숨어지내게 되었는다는 소식이었다. 아내는 남동생에 대한 걱정과 친정식구들에 대한 걱정으로 더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던 소지로는 자신이 아내의 동생을 구하겠다며 한국행 밀항을 결심한다.

어수선한 시절인데다, 이미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좋지 않은 시절 한국행은 소지로에게는 목숨을 건 결심이었다.

밀항을 통해 부산에서 처가에 도착한 소지로는 숨어지내 허약해진 아내의 동생을 추수려, 처가식구들 모두를 안전하게 위탁할 서울로 가려했지만, 처가식구들은 동생 고로만을 숨겨주길 바랬고, 소리지로는 아내의 동생을 데리고 어렵사리 서울로 올라가 지인에게 안전하게 위탁하게 된다.

 

모든 일을 끝내고 다시 밀항을 위해 부산으로 가는 소지로의 길은 오던 길 만큼이나 힘들고 고되고 어려운 것이었고 그것또한 목숨을 건 길이었다. 그렇게 어렵게 다시 자신의 자리 가족에게로 돌아오게 된다.

 

책<아버지와 외삼촌>은 소지로의 아들 시즈카가 아버지의 과거를 집사로 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일본에서 성공한 한국인 1세의 자식으로써 넉넉한 삶을 산 시즈카, 아버지와의 마찰로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한 그런 청년기를 보냈다.

 

우연히, 자신이 알지못한 아버지의 가족에 대한 애착이 가득한 이야기를 듣고 그간 자신이 알던 아버지의 또 다른 모습과 마음을 알게된 작가 시즈카의 마음과 목숨만큼이나 소중한 가족에 대한 강한 신념과 사랑을 가졌던 아버지, 형제로써의 소지로의 마음이 맞물려 이야기는 이어진다.

 

제목 그대로, 아내의 동생 자신에게는 처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건 여행을 떠난 소지로의 이야기다.

그 여행은 읽지 않으면 알수 없는 그 무언가를 전한다.

단순히 누구를 만나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밀월과 같은 여행은 도망자와 같다.

 

역사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이지만, 전쟁세대라고 할 수 없는 나에게 있어 이책은 가족에 대한 신념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새삼 느낄 수 있는 것이었다. 아내에게는 가족이지만, 나에게는 처남일뿐인 이를 가족이라는 책임감과 아내에 대한 마음으로 자신의 목숨을 건 구출이라는 것은 쉬운 결정을 아니지 않겠는가.

 

처남을 구하려다 자신이 죽으면 남은 자식과 아내에게는 또 다른 슬픔이 될 것일텐데, 자신이 죽지 않고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것이라는 큰 신념을 가지지 않았다면 그의 길이 가능했을까?

 

점점 가족간의 신념이나 애정이 줄어들도 남보다는 나를 중시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 가족에 대한 희생과 신념은 사랑이라는 가족애이상의 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는 것같다.

 

작가 시즈카도 아마 이 이야기에서 이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를 중시하는 삶을 사는 세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는 가족을 잊어서는 안되고 우리라는 울타리를 잊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이다.

 

이책은 그리 쉬운 소설책은 아니다. 그렇다고 재미있는 책도 아니다.

또한 그렇다고 신파적인 감정을 마구 건드리는 그런 소설도 아니다.

하지만,

이책은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여야 하고 무엇을 배워야 하느가를 알려주는 소설책이다.

 

이책에 대해서는 과소평가나 과대평가를 하지는 말라라고 하고 싶다.

이건 이 책을 읽는 이에 따라 다를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