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고전이겠습니까! 그리고 책 표지에 있는 추천사 세분의 이름만 보아도 이 책의 가치를 어림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존 파이퍼, 제임스 패커, C. S. 루이스… 아, 그리고 책날개에는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이름도 있습니다. 어디 이 뿐이겠습니까? 책의 서두에 있는 편집자 벤자민 포셋의 글만 보더라도 이 책이 사람들에게 어떤 위대한 영향력을 끼쳤는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소개된 분들 중에 한 명인 ‘로버트 워버튼’의 예는 이 책이 가지는 가치의 가장 평범한 일상 중 하나일 것입니다. 로버트 워버튼은 노년에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하면서 거실 탁자 위에 두 권의 책을 놓아두고 기도와 독서로 보내었는데, 한 권은 <<성경>>이었고 또 다른 한 권은 <<성도의 영원한 안식>>이었다고 합니다. 생각해 봅니다. [선하고 아름다운 삶]의 저자인 ‘제임스 브라이언 스미스’박사님은 항상 <<성경>>과 달라스 윌라드의 <<하나님의 모략>>이란 책을 옆에 두고 (그 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까지) 읽으셨다는데… 아마도 <<성도의 영원한 안식>>을 아직까지 읽지 못하셨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요?

 

올해 생명의 말씀사 서평단으로 활동하면서 추천 받은 책들은 모두 좋았습니다. 그래서 선별하기 무척 어렵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마음에 큰 흔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책이 두어 권 됩니다. 첫째는 랍벨이 쓴 [네 이웃의 탄식에 귀를 기울이라] 그리고 헬렌 로즈비어의 [살아있는 믿음]입니다. 아마도 그 세 번째 책이 본 서가 아닐까 합니다. (순서는 중요도 순이 아닙니다) 정말 탁월하고, 격이 다른 책입니다.

- 랍벨 [네 이웃의 탄식에 귀를 기울이라]: ( http://blog.naver.com/etermoon/40126719798)

- 헬렌 로즈비어 [살아있는 믿음]( http://blog.naver.com/etermoon/40140551094)

 

그 이유는 첫째 설교자인 리처드 백스터 목사님이 격이 다른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말 타고난 ‘어부’입니다. 사람을 낚는 어부로써 예수님 제자의 전형입니다. 그는 규모 없이 아무 곳에나 그물질을 헤대는 그런 풋내기 어부가 아닙니다. 베테랑 중에 베테랑 어부입니다. 그는 타고난 웅변가인데, 거기다가 성경까지 깊이 통달한 분인 것입니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성경’과 ‘이성’입니다. 로이드 존스 목사님의 별명이 Logic Fire인데, 알고 보니 원조가 따로 있었던 것입니다. 성경말씀을 자유자재로 다루시는 것을 보고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습니다. 마치 유능한 쉐퍼드가 양떼들을 이리 저리로 몰아 우리 안으로 안전하게 몰아넣는 것처럼 그는 독자와 청중들을 몰아서 천국의 울타리 안으로 몰아가는 것입니다.

 

평범한 양떼 중에 한 마리였던 저는 근래 들어 특별한 이유 없이(?) 시큰둥해 있었습니다. 주인님은 예쁜척하는 측근들만 좋아하시는 것 같고, 나에게는 푸른 초장 쉴만한 물가 보다는 그 옆 돌짝 밭이나 그늘이 아닌 종일 햇볕 드는 쪽으로만 몰아가시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시큰둥해지니 졸리고 피곤했습니다. 쉬고 싶었습니다. 게으름을 이불 베개 삼고 혼자서 뒹굴뒹굴하고 싶었습니다. 틈만 나면 무리 밖의 세계로 나가고 싶었습니다. 자유를 만끽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저를 향해 리처드 백스터 목사님은 폭포수 같은 질문들을 쏟아내십니다. 부리부리한 눈으로 쳐다보십니다. 그러나 저는 부러 잊고 싶습니다. 회피하고 싶습니다. 도망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눈을 감아버렸습니다. 그랬더니 귀에다 대고 소곤소곤 하지만 차근차근 논리적으로 설득하십니다… 그래서 정신이 번쩍 들어서 다시 눈을 뜨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둘째 이유는 번역의 탁월함입니다. 어떤 이들은 ‘번역’을 ‘반역’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본 서만큼은 ‘번역’은 ‘청출어람(靑出於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읽어가면서, 비록 번역된 문장이지만, 그 표현력에 깜짝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문장 문장이 모두 어록입니다! 사실 리처드 백스터목사님의 책들 가운데 국내에 잘 알려진 대표작은 누가 뭐라 해도 [참 목자상(참된 목자)]과 [회심]이라는 책일 것입니다. 그러나 읽어가기는 그렇게 만만치 않은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보다 탁월했습니다. 어쩌면 원문보다 번역이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언어의 장벽이 사라진 천국에서 리처드 백스터 목사님께서 평가를 하신다면 황스데반 목사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할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본서는 한국의 위대한 청교도 선배가 쓴 책처럼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책 끝에 역자 후기가 있어서 살펴보았습니다. 역시나였습니다. 역자인 황스데반 목사께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리처드 백스터의 글은 약 400년 전의 영국 영어라서 바르게 저자의 의도를 전달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께서 은혜 가운데 도와주셔서 번역하면서 저자의 의도와 마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따라서 저자의 의도를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고 확신하면서 번역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