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는 군인들에게 붙잡혀간 오빠에게 보내지 못할 편지를 쓴다.

이 책은 모든 이야기가 실비아와 에두아르도의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붙잡혀가기 전 에두아르도는 각종 집회나 시위에 가담하고 있었다.

'실종자들(los desaprecidos)' - 체포되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 이름,

에두아르도는 실종자들을 사람들이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시민단체들과 가두행진을 하기도 하고, 집회를 열기도 했다.

 

실비아는 그런 오빠가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저 마음 속으로만 오빠가 그런 활동을 그만두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들이닥친 헌병들에 의해 에두아르도가 붙잡혀가자 오빠의 친구들에게 피하라는 전화를 한다.

쎄사르 오빠는 다행히 전화를 받고 피했지만 마리아 언니네 집에 전화를 걸었을 때는 낯선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마리아 언니는 이미 헌병들의 손에 붙잡혔던 것이다.

 

실비아는 자신의 힘만으로 오빠를 구하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오빠를 구하기 위해 군부의 실세인 로페즈 장군의 아들인 노베르토에게 접근을 한다.

그녀의 계획은 거의 성공할 뻔 했지만 로페즈 장군의 의심으로 결국 그녀까지 붙잡혀가게 된다.

 

아르헨티나의 사정이 우리 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추악한 전쟁은 1976년에서 1983년까지 벌어졌다고 하는데, 책을 읽는 내내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이 떠올랐고,

87년의 6월 항쟁이 생각났다.

 

1980년 5.18때는 그 한복판에 서 있었다.

다니던 중학교는 전남대학교 안에 있었고, 집은 광주역 근처여서 그대로 겪었었다.

 

그리고 87년 6월 항쟁때는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최루탄을 맞아가며 학교를 다녀야했다.

 

나 또한 실비아처럼 겁이 나서 주도적으로 나서질 못했다.

그래서 나중에 실비아가 오빠를 구하기 위해 조그만 용기를 끌어냈을때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실비아의 가족들의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결국은 그 가족을 구하는 계기가 되어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 또 이런 상황이 온다면 난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

어쩌면 87년 그 때보다 더 용기를 못 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돌봐야 할 아이들이 있으니까.

 

내가 바라는 건 이제 더 이상 80년대의 그 때로 민주주의가 후퇴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