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의 구성은 『올랜도』라는 사람의(그인지 그녀인지 명확한 구분을 지을수 없기에 일단 사람이라고 지칭하기로 했다.) 일생을 작가가 전기적으로 써가는 서술방식을 가지고 있다. 다시말해서 글속에 작가가 존재하고 그안에 올랜도의 이야기가 있다. 액자구성인것이다.

 

처음 올랜도는 분명히 그였다! 매력적인 젊은 귀족이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공주인 사샤로부터의 뼈저린 배신을 겪고, 동경해마지 않던 평론가로부터의 배신은 그를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게 만들었던것 같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것은 영국이 아닌 터키로의 외교관으로나가서 그곳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곳에서 무슨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더이상 그가 아닌 그녀였다. 집시들을 따라 여행을 하고 다시 영국에 돌아와서는 여러 사교계의 모임에도 참석하며 그녀임을 보이게 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도 하게 된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이해할수 없었던건 바로 시간적 배경이다. 그가 그녀가 된것은 어느순간의 변화로 설명이 되어있지만 시간적 배경은 분명 1500년대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마지막엔 1900년대 초반에서 끝이나고 그녀는 겨우 36살일 뿐이었다. 시간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한 책읽기는 결국 실패한 책읽기가 되고 만것 같다.

 

1900년대 초기 작품인 이 올랜도는 성적인 정체성을 뛰어넘어 남성과 여성의 삶을 살고 여러 세기를 걸쳐 살아가며 시대의 변화상을 보여줬기에 높은 평가를 받을수 있는 것일까? 구성방식의 독특함과 또 시대를 뛰어넘고 진부하기 짝이 없는 문어체의 문장에 완전 흡수되지 못해서 참 읽기 힘든책이 되버렸던것 같다.

 

"오랜 세월동안 나는 행복을 찾았지만 발견할 수 없었어. 명예를 얻는 일에도 실패했지. 사랑도 마찬가지로 풀지 못했어. 삶을 만났지만 아무도 나를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해. 내 머리 위에 있는 하늘뿐인 이곳에 누워 고요히 있는 편이 훨씬 나아. 몇 년 전 집시들이 가르쳐준 것처럼."(p.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