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이런 궁금증을 하나 정도는 품어봤을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일수록 시원스런 답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상심할 필요는 없다. 답을 모른다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주는 것은 아닐 뿐더러 대부분 갑자기 궁금해졌다가 이내 잊어버리기 일쑤이니까. 어쩌다 대답을 듣게 되더라도 아하!하고 외치고는 돌아서서 까먹어버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리곤 또 궁금해한다. 대게 이런 과정이 반복되는 게 문제이지만.

이렇게 알면 좋고 몰라도 그만인 건강관련 지식만을 모아서 정리한 책이 나왔다. 닥터 니플즈와 호기심 작가가 의기투합해 쓴 <남자는 왜 젖꼭지가 있을까?>. 이책에는 정말이지 이런 잡다한 궁금증에 대한 대답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상식적인 질문이라고 무시하거나 깔보지 않는다. 모든 의문에 공정하게 답변한다. 또한 정말 터무니 없는 궁금증이나 어디에 함부로 물어보기 곤란한 질문에까지 친절하고 유머 가득한 답변을 들려준다. 때론 그런 질문들만 골라서 내놓기도 하지만;


이 책은 분량에 비해서 정말로 많은 의문들을 해결해주고 있는데 그 비결은 바로 넓고 얕고 간략하게 정리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성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긴 대답이 필요없는 질문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상세한 설명을 필요로 하는 질문에는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해 상세히 알려준다. 이 책은 사람들의 궁금증은 크게 9개의 장으로 나누어, 음식 / 몸 / 성 / 민간요법 / 술과 마약 / 배설 /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하는 의학 / 속설 / 나이에 따른 변화 .. 에 대한 궁금증과 그 답변을 한가득 담아놓았다. 

대체로 흥미진진했지만 때때로 벌써 알고 있는 상식이나 전혀 궁금하지 않은 질문들도 적지 않았다. 여러 파트 중 평소 대놓고 물어보기 힘들었던 질문들을 다룬 성과 배설에 관한 부분에 큰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는 의학 지식과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지는 속설에 대한 부분이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사실을 부풀리거나 잘못된 상식을 만들기도 하고, 이럴 땐 이러저러해야 한다~라는 속설들은 그 타당성이 의심되는 경우가 태반이라 늘상 궁금했는데 몇몇 호기심들은 이 책을 통해 풀 수 있었다. 그중 하나만 알려주자면.. 영화속에서 천조각으로 순식간에 상대방을 질식시키는 장면.. 뻥이다! 최소 몇 분은 걸린단다. ㅎㅎ;

질문 중엔 '혀를 목 안으로 말아넣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처럼 황당하거나 기발한 발상으로 독자를 즐겁게 하는 것도 있는데 그중 최고봉은 '식사를 하다가 목이 메이면 굴 까는 칼로 기관절개술을 할 수 있을까?'였다. 기발하다기 보다 무서운 질문이다. 가끔 이런 질문들도 등장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 또한 놀라운데 굴 까는 칼을 그런 용도로 쓸 수도 있긴 하단다. 다만 그걸 성공적으로 해낼 숙련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근데.. 나는 정작 굴 까는 칼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



몰라도 사는데 조금도 상관없지만 그래도 알고 있으면 우리 삶을 조금은 더 재미있게 해주는 잡학의학사전, <남자는 왜 젖꼭지가 있을까?>. 호기심 왕성한 당신이라면 닥터 니플즈와 호기심 작가가 끊임없이 쏟아내는 유머와 잡담과 엉뚱한 질문과 기발한 답변들을 모두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호기심이랑 별 상관없는 당신도 심심풀이 땅콩으로 읽기에 괜찮다. 솔직히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지식 중 새로운 것은 손에 꼽힐 정도지만 그들의 시시껄렁한 농담이 시시한 소설보다는 더 재미있다. 웃다보면 건강상식도 쌓이니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