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엉켜있는 실타래처럼

답답하고 외로운 아쓰미의 감정이 센싱을 통해 나에게 전해지고 있다.

아쓰미는 죽음을 선택하고 잠들어 있는 시간동안

손을 놓아버린 결코 잊을 수 없는 동생 고이치에 대한 미련으로

유일한 가족으로 기억되는 고이치에게 의지하고

스기야마씨에 대한 사랑과 아픔을 잊기 위하여

가상의 존재 마키와 사와노와의 관계를 이어간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했던 사람 스기야마에게 외면당하고

짓고 있는 집으로 이사하기도 전에 유일한 혈육이자 가족이었던 어머니가 암으로 떠난 후

웅클여 죽음으로 내몰린 그녀가 가련하고 마음이 아프다.

호접몽... 또는 개와 늑대의 시간.

이 책와 비슷한 소재의 창작물은 많이 접했지만

SC인터페이스에 기반한 센싱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창작하고 그것을

가족, 일과 연애생활 그 안의 사랑과 미련 그리고 외로움이라는 보편적인 감정들과 연결해 낸

작가 이누이 로쿠로의 상상력과 자연스럽고 섬세한 필력이 돋보이는 미스테리물이다.

스기야마와 아쓰미의 연애감정이 궁금해지고

진실을 자각하기 전 고이치가 코마 워크 센터에서 깨어나 아쓰미에게 돌아오길 바랐던 것이 

허무하고 아쉽고 애처로운 밤. 

이 순간은 또 다시 센싱이었구나.

지금 아쓰미가 만나는 고이치는 왜 자꾸 목숨을 끊음으로써 센싱을 차단하고 있는 것인가.

유타카와 고이치가 센싱을 통해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A Perfect Day for Bananafish]를 공유하고

권총으로 생을 마감한 것일까.

고이치가 자살하기 전에 야스코씨와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 엉켜있는 실타래처럼

답답하고 외로운 아쓰미의 감정이 센싱을 통해 나에게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