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주룩주룩'이라니...제목부터 너무 슬프지 않나. 우울할 때 한번 읽고 창피하던 말던 펑펑 울어버려야지라고 생각했는데...막상 책에 몰입하여, 무슨 일이 벌어지려나 기대하기 시작했던 순간 이야기가 끝나버렸다. 앉은 자리에서 2시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분량에 '눈물이 주룩주룩'나오는 이야기는 무리였을까. 무척 아쉬웠다.

 

영화 예고편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은 남매의 사랑이야기였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다룬 이야기지만 감정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두 명다 어느정도 선을 지켜가면서 그들의 감정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모르는 채 하면서 스토리는 진행된다. 그들의 사랑보다는 오히려 주변 이야기들에 더 신경이 분산되었다. 요타로 (남자주인공) 의 여자친구, 새로운 가게 오픈, 주변인물들로 인해 바쁘게 돌아가는 그들의 생활 속에, 사랑이 격정적으로 표현되기보다는 덤덤하고, 아기자기하게 조금씩 드러나는 형태였다.

 

영화예고편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우는 그들을 보았는데, 이 책을 읽고 왜 그런지 알 수 있었다. 이렇듯, 조그만 행동, 말 한마디가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천천히, 조금씩 흘러가던 이야기는 갑작스럽게 끝맺음으로 달려가버린다. 천천히 오다가 갑자기 넘어졌더니, 결승점이었나...이런 느낌을 받았다. 슬프기보다는 어리둥절, 이러면 안되잖아 라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결국, 우울한 마음으로 찾았던 서점에서 나는 펑펑 울기는 커녕, 오히려 많이 식어서 덤덤해져버린 감정을 가지고 나왔다. 기대했던 것만큼 감정의 몰입이 안되었고, 덜 슬펐지만, 그 나름의 맛과 여운이 좋았다. 우울했던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 쓰디쓴 커피를 기대하면서 들어갔는데, 막상, 차갑고 달콤한 커피를 마신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 차갑고 달콤한 커피... 내 마음을 달래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