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의 매력은 작가의 관심에 따라 삶의 여러 주제를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의 작가이신 이수태님은 어렸을 때의 추억을 되살리며 현시점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글이 많은데, 어렸을 적의 순수함을 기억해내시는 모습이나

일찍부터 깊은 사고를 하셨구나 싶어서 읽는 내내 즐거운 마음에 내 추억도

들춰보며 읽을 수 있는 아련한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감탄했던 것이 글의 흡입력이 정말 좋다라고 느꼈다.

내가 잘 아는 사람도 아닌데 개인의 옛 추억이나 생각들을 읽으면서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느낌은 전혀 없고

작가의 생각에 공감하게 되고 더 이해하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자신의 생각을 깊이 있게 써내려 간 부분에선 따라가기가 버거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간 부분도 있었지만 생각 정리가 깔끔하시고

작가의 옛 스승들도 인정하셨던 문장력에 종일 즐겁게 읽어 내려간 책이다.

 

 

-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세상을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 지혜와 안목을

얻기 위해 생사를 걸고 발분해야 한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함으로써 엄청나게 다른 세상을 살 수 있는 것이다. (p.12)

 

 

- 우상이란 아직 스스로를 객관화하지 못하는 어린 영혼이 자기 자신 속에

깃든 희원을 잠시 타자 위에 투사함으로써 스스로를 객관화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 희원을 좇아 스스로를 성장시켜 가는 삶의 신비스러운 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p.48)

 

 

- 인간이 어떤 종류의 것이든 어떤 내용의 것이든 그 꿈을 버리지 않고 간직할 수

있다면 삶의 어느 모퉁이에서 그 꿈이 반드시 실현된다는 방증처럼 자꾸만 여겨지는

것이다. (p.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