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마이클 샌델>은 이미 많은 독자들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책으로 그야말로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었다. 너도나도 '정의'에 대해 말하고, 샌델의 강의에 매료되어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나는 그 정의 열풍에서 살짝 비껴나 있기는 했지만, 관심을 둘 수밖에 없었다. 그의 책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읽지 못하고 이 책을 통해 먼저 만나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왜 그에 대해 말하고 그의 책에 말하고 그의 강의에 대해 말하는지 알겠다.

 

이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것은, 과연 '언제나 시장이 옳은가?'에 대한 답이다. 전통적으로 돈과는 분리되어 생각되던 삶의 영역들이, 돈이면 무엇이든되는 세상에서, 시장만능이라는 논리하에 그 윤리적 도덕적 고민 없이 무차별적으로 돈에 의해잠식 되어 가고 있다. 경제적 효율성만을 생각하여 윤리적 문제는 뒤로 미룬 채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는우리 사회의 모습을 환기시키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 저자가 이 책에서말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사회 모든 영역에 침투해 있는 시장만능주의의사례를 말하고, 이를 공적인 영역에서 의논함으로써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참으로 인상깊다. 사회가 그러니까, 시장논리가 효율적이니까, 잘 모르니까..라며 회피해왔던 문제들을 대놓고 지적하고, 그에 대한 윤리적 논쟁들을 제시한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가 고민해야할 것이 무엇이고, 어떤 답을 찾아야 하는지를 아주 흥미로운 방법으로 알려 주고 있다.

 

저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분명 우리도 지금의 시장제일주의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모두의 앞에 드러내놓고 논쟁할 자신은 없다. 애써 외면하며누구도 질문하려 하지 않는다. 권력 금력을 쥔 자들은 이를 이용하여 그러한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믿게만든다. 결국 무엇이 옳고 그른지의 도덕적 판단의 잣대를 상실하고 만다. 그것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고 현실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이런 현실에돌멩이 하나를 던진 것과 같다. 문제의식을 공적인 담론의 장으로 끌어 내고, 이를 통해 재화의 진정한 가치를 재평가 하려는 노력이다.  

 

과연시장은 언제나 옳은 것인가? 저자가 제시하는 새치기, 인센티브, 명명권 등등과 같은 사례들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훌륭한 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우리는 편의와 효율을 내세우며 모든 것을 시장경제로 내몰고 있다. 돈만주면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사회로 만들어 가고 있다. 재화를 분배하고 누구나 선택의 공정성을 준다는시장에 대한 믿음은, 인간으로서 가장 먼저 고민해봐야 할 '윤리' 또한 재화의 하나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저자는 이러한 시장에대한 맹목적인 신뢰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그것이 공정한 것인지?과연 그것이 옳은 것인지? 말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정부와 기업과 개인의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시장의 자율기능을 감독하지 못하는 정부를 꼬집는다. 그리고, 정부가합리적으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규제안을 통해, 이러한 비정상적으로 나아가고 있는 시장 기능을 바로잡아 줄 것을 제시하고 있다. 또, 이러한 정부의 개선과더불어 개개인의 생각도 변화시킬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의 문제가 있다고는 해도 결국 그 시장을 사용하고만들어가는 것은 우리 개개인이다. 편의와 효율에 빠져 도덕적 가치에 대한 고민은 뒷전으로 밀어 두고있다. 시장 논리에 따라 돈을 지불하고 그만큼의 편익을 얻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돈으로 대리모를 사고 돈을 주고 대신 줄을 서게 하며 돈으로 대신 사과하게 하는 등의 비도덕적 행동들에 대해서는한번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말했듯, 이는 무엇보다 같이 더불어 산다는 공동체 가치를 심각하게 변질 시키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누구나 공정하게 가격을 지불하고 그러한 이득을 취하는 것 같아도, 그것은가진 자와 못 가진 자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삶에 대해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 마저도 무너질 수 있다. 저자는이와 같은 문제 때문에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것들'이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풀어 놓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