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작가의 필력에는 무한한 감동과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지만, 왜 이렇게 슬프게 진행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무조건적으로 두사람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라는 해피엔딩을 원하는 나로써는 말읻.

단한편의 책을 냈지만, 그 책의 호평때문에 탄탄대로를 달리게 된 여행작가 토마스. 그는 또다른 책의 기획을 위해 이번에는 독일에 왔다.

그곳에서 만나게 된 동베를린 출신 페트라. 방송국내 모든 사람들이 페트라를 쉽게 친해질수 없는 벽이 있는 여자라고 하지만, 토마스에게는 마냥 보고 싶고, 가슴 설레게 하는 여자다.

이심전심이라고나 할까. 처음에는 거부하는듯 했던 페트라 역시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는 순간 정말 불꽃같은 사랑의 역사가 시작된다. 그 둘은 서로에게 감추는 것이 없어보였고, 자신들이 처했던 어린시절부터 성장과정이 서로 다른 환경내에 있었건만 유사함을 깨닫고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되고, 더 많이 공감하게 되는 정말 제대로 된 사랑을 엮어간다.

페트라의 슬픈 동베를린 시절 이야기를 접한 토마스는 위험을 무릎쓰고 페트라의 아들 사진이 담긴 앨범을 찾기 위해 국경을 넘어서고.

무사히 돌아온 토마스에게 고마움과 사랑을 표현하는 페트라.

자신에게 행복은 오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페트라에게 토마스는 한줄기 빛이고, 영원한 등불이 되어줄거라는 확신을 준다. 그렇지만 결코 운명은 이 둘을 평탄하게 살아가게끔 하지 않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말이 아니라, 전혀 모르는 생면부지의 남자 이야기를 믿게 된 토마스. 어쩜 그가 정말 자신의 말을 들어달라고 하는 페트라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줄 여유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는다.

몇십년을 떨어져 살면서도, 서로 다른 하늘 아래 살아가면서도 페트라는 토마스에 대한 마음을, 토마스 역시 페트라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지워내지 못했다. 그리고 토마스가 내는 책마다 구입해서 읽고 소장했던 페트라.

그녀의 죽음후에야 사실의 진면모를 깨닫게 된 토마스. 그는 앞으로 남은 인생동안 항상 멍에를 지고 살아갈 것 같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자신의 엄마처럼 그리고 토마스의 엄마처럼 암으로 세상을 떠난 페트라를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