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약간의 겉멋과 로망이 있어서인지 도쿄에 대한 알수없는 동경이 있다.

- 도쿄에 대한 로망과는 상관이 없는 얘기이지만...언젠가 도쿄 디즈니랜드에 가서 놀이기구는 안타고 열심히 쇼핑센터만 돌아댕기는 애기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거기 애들이 이상한거 아냐? 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내가 조카녀석 손잡고 갔을 때 쇼핑몰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그리고 역시... 이상하다는 생각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래서 자꾸만, 가보지는 못하면서 대리만족처럼 도쿄 여행기가 나오면 읽어보게 된다. 이번에 읽기 시작한 책은 '비비천사의 도쿄 다이어리'.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마음이 한없이 둥실 흘러가버릴 것 같아 꾹꾹 참고 있었는데 더 이상 미뤄둘 수 없어 드디어 읽기 시작했다. 그래서? 근무시간에도 일은 안하고 열심히 책에 빠져들었다. 내용도 술술 넘어갈뿐 아니라 멋진 사진과 곳곳에 등장하는 비비천사의 모습이 앙증맞고...으으~ 완전히 책에 쏘옥 빠져들었다. 일해야 되는데.... ㅠ.ㅠ

책을 읽기 시작한지 몇분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책의 분량이 줄어가는 것이 안타깝다. 나 왜 이러지? ㅡㅡ;;;

확실히 여행자와 생활자의 시선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어느 쪽이 더 좋다라는 말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각자 나름의 장단점이 있고, 글을 쓰는 이의 관점이 들어갈테니. 각자의 경험과 이야기가 다를 수 밖에 없으니 어쩌면 나는 그래서 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 자꾸자꾸 여행이야기책을 읽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

특히나 비비천사의 도쿄 다이어리는 캐릭터 디자이너의 글이어서 그런지 이쁘고 앙증맞은 사진에 더하여 그녀 특유의 캐릭터 그림이 같이 어우러져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하게 해준다. 아니 사진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 책에 대해 어떻게 설명을 해야하나...고민하면서 책을 들춰보다가 어느새 서평을 쓰는 중이라는 것도 잊고 다시 그녀의 글과 사진그림에 빠져들어버렸다.
굳이 설명하려 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읽었다,로 끝내버리면 안될까? 라는 생각도 들어버린다. 3년동안 일본에 체류하면서 체험한 그녀의 이야기는 여행자와 생활자의 경계에 있다고 해도 그리 큰 무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일본에 대해 어느정도의 관심이 있다면 알만한 이야기가 많지만 딱딱하지 않고 쉽게 설명을 하고 있어서 그냥 술술 읽어나가다보면 어느새 내가 알고 있던 일본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그들의 습성에 대해 정리가 되고, 또 한편으로는 여행자가 되어 그녀가 추천해주는 모든 곳을 다 돌아다녀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그녀의 생활근거지였던 키치죠지뿐 아니라 강백호의 웃음이 들려올 것 같은 에노덴, 노면전차를 타고 놀러 가고 싶은 세타가야센, 이쁜 꽃들이 피어있는 도쿄의 골목길 탐색도 해보고 싶고 공원에서 산책도 해봐야겠다.
달콤하고 이쁘게 꾸며진 케잌과 푸딩도 먹어보고, 까페에서 저렴하고 맛있는 런치도 먹어봐야하고, 하나미와 하나비, 마쯔리도 즐겨야지. 기회가 된다면 후쿠부쿠로도 사서 산타의 선물을 뜯어보는 기분도 느껴봐야지...

도쿄에 대한 이야기는 각자가 풀어놓는 것이 다 다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다 재미있다. 아니, 것보다 이젠 슬슬 내가 스스로 경험하고 느끼고 본 도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또다시 내 마음이 들썩거리기 시작한다. 비록 지금 경험해보지 못하지만 책을 읽는동안 무척 즐거웠고 언젠가는 나도 한번 가보고 경험해보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여행계획을 세우며 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것이 여행에세이를 읽는 또 다른 즐거움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