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6. 일요일  여행자들과 이야기 나누다.

 

여행자의 거리로 유명한 카오산 로드에 대한 소개 책으로 생각하며 처음 읽기 시작했다.

카오산엔 어떤 볼 거리 먹을 거리로 가득할까?

그러나 책을 펴며 나의 생각은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책 속에서 관광정보가 아닌 인생의 친구들을 만났다.

 

『On the Road』는 EBS <열린 다큐멘터리>에서 방영되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장기배낭여행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작가는 한 방송사에서 다큐멘터리 기획안을 공모한다는 소식을 듣고, 예전에 기획해둔 기획안을 찾아내어 제출하고 운좋게(?) 당선되어 책으로 까지 쓰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카오산에서 여행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고 소개하는 작가... 과연 그 말대로 에너지 가득한 친구들이 책 속에서 찾아왔다.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4년간 꿈꾸고 준비한 세계여행 (심재동 34세, 임정희 30세) , 여행은 나의 꿈이다 (윤지현 32세), 태국 시골에 온 맥도날드 소녀 (루시 놀란, 17세, 미국),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시니컬 커플 (코베 윈스 23세, 벨기에, 키티 히터나흐 24세, 벨기에), 여자 혼자라서 힘든 건 없다 (문윤경 26세),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었어 (안야 로터스 38세, 독일) 의 각각의 인터뷰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성별, 나이, 직업, 국가를 넘어선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내 맘에, 나의 생각의 세계에 돌을 던져 작은 파동을 만든다.

 

떠날 수 없을 때 떠난 그들의 용기를 닮고 싶다. 아니, 배우고 싶다.

작가는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사치가 아니라 말해준다.

내심 찔려하고 있었는데... 위안이 되어준다.

글_박준

대학에서는 법학을, 대학원에서는 영화를 공부하고 몇몇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94년부터 전 세계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세 권의 여권에 2백 개가 넘는 스탬프를 찍었다. 뉴욕의 다양한 미술계를 취재한 다큐멘터리 '뉴욕 미술의 힘-다양성'(2003)과 EBS의 제작 지원을 받은 장기 배낭여행자들에 관한 다큐멘터리 'On the Road-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2005)을 만들었다. 다큐멘터리 방송 후 2006년 책으로 출간한 'On the Road-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은 단번에 여행 베스트셀러 1위가 되어 여행을 꿈꾸는 모든 이들의 로망백서가 되었다.
작년에 파주 출판단지 근처 교하로 이사한 후, 집 거실과 도서관 그리고 카페를 오가며 한동안 몽상가로 살았던 그는 이제 조금 긴 여행, 아니 유랑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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