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나에게 대범해져라, 도전하라는 문구는 그다지 도움이 안된다. 오히려 역설적이지만 나에게 어울리는 책은 소심불패. 바로 이 책이다. 소심하면 불패한다고 하니, 대범하지 않는 나에게는 나쁘지 않는 선택이었다. 이 책의 서두에서는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제는 10만 명을 먹여 살리는 천재 CEO 1명이 아니라, 10명을 먹여 살리는 '보통 CEO 1천만명'을 길러내야 하는 시대다."고 말이다. 최근들어 가장 현실적인 해답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평범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로망을 가지게 되지만 정작 나는 그리고 우리는 그저 보통사람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김난도 교수님의 이야기를 텔레비전 앞에서 본 적이 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오리는 헤엄을 잘 치고, 뒤뚱뒤뚱 잘 걸어다니기도 한다. '워~'하면 푸드득 날기도 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스펙으로는 최고의 동물이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어떤 동물에게 이동을 부탁 할 때, 하늘에서는 독수리에게, 땅에서는 치타나 표범에게, 심지어 물에서는 돌고래에게 부탁을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독수리 새끼들이 모두 오리가 되려고 한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평범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면에서 1등이 아니라 오직 나만이 1등인 분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직 나만이 1등인 분야를 가지기 위해서는 어떤 습관을 들여야 하는가. 물어보는 것이 당연하다. 그것은 낯선 바라보기다. 엉뚱하게도 낯설게 바라본다는 것은 창의적이다는 말로 대변할 수 있다. 낯선 바라보기의 대표적인 예로 이 책에 나오는 빌게이츠 이야기를 하려한다.

 

 빌 게이츠가 여인의 얼굴 앞면, 옆면 그리고 뒷면이 한 통속으로 그려진 파카소의 입체적인 그림을 보자 창조적인 모방의 영감이 떠올랐다. 그 후 그는 프로그램 전체를 컴퓨터의 한 화면에다 창문을 띄우는 방식으로 시현하는 윈도우를 선보일 수 있었다. <p.88>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창의적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을 낯설게 배치하는데 있다. 그래서 나는 낯선수첩을 들고 다닌다. 별 것 아니지만 좋은 말들이나, 책을 읽고 인상적인 구절을 수첩에 적는 것이다. 그 분야가 다양하다보니 한번씩 굉장히 특이한 발상을 하게된다. 그것이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으나, 재미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다른 예로 본죽의 김철호 사장도 환자나 노약자가 먹는 게 죽이라는 통념을 뒤집었다. 그는 '소화가 잘 되고 영양이 많으면 맛도 좋은 죽을 먹고 싶은 만큼 준다.' 그렇게 죽을 재정의하면서 본죽은 개업한 지 6년만에 체인가맹점 1000호를 달성하기도 했다.

 

 말을 하고 마이크를 잡을라치면 뉴스의 헤드라인을 읽듯이 짧게 말하라. 홈런을 치려는듯이 방망이를 길게 잡지 말라. 단타를 치듯이, 아니 번트를 대듯이 방망이를 짧게 잡고 말하라. 고수는 단순명쾌하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러기 위해 먼저 엄청난 노력이 있었다는 것도 명심하라. <p.175>

 

 디자인은 버리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디자인을 버린다고 하니 모두들 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거나 굉장히 대충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먼저 디자인을 꽉 채운후 불필요 한것들의 제거를 말한다. 사실 채우는 작업보다 어려운 것이 비우는 작업이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한번씩 유명인들의 비극적인 소식을 들으면 좌절하고 만다. 아니 저런 사람이 왜 저런 행동을 했을까하고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잘 보면 채우는 것은 잘하였으나 정작 비워야 할 때, 비우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욕심이든, 능력이든 때로는 조금 비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는 채우기에 급급하다. 스펙을 채우기도 하고, 때로는 욕심을 채우기도 한다. 세상은 우리에게 비우라고 외치지만 정작 어떻게 비워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바쁜데, 잘 놀아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이 갑갑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말을 명심해야 한다. "급할수록 더욱 본질이다."

 

 영업이 안 될수록 관계를 쌓는다. 관계의 질이 살므이 질을 좌우한다. 일이 안 풀릴수록 됨됨이에 집중한다. 자루 속의 송곳니처럼 됨됨이는 남들의 눈에 드러나게 마련이다. 소유의 넓이보다 됨됨이의 깊이가 더 소중하다. 열매가 궁할수록 뿌리를 더 탄탄히 내려야 한다. 급할수록 더욱 본질이다. <p.184>

 

 최근에 내가 가장 감명받은 문구가 있다면 "인생의 위대한 목표는 지식이 아닌 행동이다. -허슬리" 나의 인생의 모토이기도 하다. 그렇다 알면서 힘겨운 것이 행동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소심불패는 처음부터 큰 뜻을 품지말라고 한다. 뜻은 크지만 실행의 크기가 작은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을 두고 우리는 허세다는 말을 남기곤 한다. 그런데 세상사람들 반이 허세로 가득하다. 알고보면 말은 잘하지만 행동하기가 여간 쉽지 않다. 나에게도 허세가 있는지 모른다. 얼른 허세를 털어내고 이 책이 하고자하는 마지막 말을 바라보자.

 

 세상을 먹여 살리겠다는 응지를 품었지만 가족도 부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족이나 먹여 살리겠다며 소심했지만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사람도 있다. 뜻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실행의 크기도 중요하다. 사람의 평가는 뜻의 크기에 있다기 보다는 실행의 크기에 있다. <p.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