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레베카 솔닛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꽃을 꺽을 수는 있지만 봄을 막을 수는 없다." 이처럼 월가 점령을 대변하는 말이 있을까. 눈을 감으면 아침이 왔음을 부정할 수는 있으나 아침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눈앞에 보이는 꽃이 아니라 봄의 인식이다.

예전의 책과 현재의 책. 위치는 조금 다르다. 확실히 과거에는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한 정보였다. 하지만 너무도 빠른 인터넷으로 인해 모두가 아는 인식의 재확인이 책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나는 꼼수다라는 프로그램이 먼저 나오고 그 인기에 책이 나온것처럼 말이다. 당연히 아닌 경우도 있지만 책이란 본래의 가치를 잃어버린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진행중인 월가 점령운동에 대한 책이란 점에서 이 책을 주목해야 한다.

당신의 이야기를 해주세요. 당신의 상환을 적은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어 올려주세요. 어떤 이야기라도 좋습니다. "나는 그만 5천 달러의 빚이 있는 학생이다. 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괜찮을거야'가 아니라 '어떻게 그 돈을 마련하지?'였다." 그리고 그 아래 이렇게 적습니다. "나는 99퍼센트다."

<p.52>

여기서 99%가 이 운동이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표현하는 말이다. 상위1%를 위한 사회가 아니라 99%를 위한 사회. 현실은 참으로 냉혹하다. 살얼음 위에서 맨발로 걸어다니는 위태로운 사회가 현재 우리가 겪는 위치다. 왜 국가는 1%를 위해 노력하는가. 생각을 하게되면 결국 우리의 무관심으로부터 시작된 다시 돌아오는 막장 드라마처럼 우리의 삶은 어떤 면에서는 이제 막장 드라마같은 일들이 많다.

월가 점령 시위대는 이렇게 선언했다. "이익을 사람 위에 두고, 사리사욕을 정의 위에 두고, 억압을 평등 위에 두고 기업들이 우리 정부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p.190>

많은 이들이 국가에 불만이 많다. 점령하라. 그런데 나는 점령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점령이라는 단어는 좋지 않다는 것이다. 누군가 땅을 점령하는 행위는 폭력과 억압이 전재조건에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를 점령했던 일본을 보면 우리는 너무도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99%를 위해 점령한다고 말을 하지만 그것은 또 누군가에게 아픔을 주는 행위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점령의 의미를 바꿔야 한다. 군사적 점령에 대하여 "아니요"라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나는 그런의미에서 점령이라는 말보다 스며들자라는 말이 좋다. 점령하라를 스며들라로 바꾸는 것은 어떠한가. 발 아래두는 느낌이 드는 점령보다는 마치 봄이 온듯이 아무도 모르게 변화시킬듯한 어감이 좋다.

미국의 반전주의자 조넌선 셸을 <정복할 수 없는 세계-권력, 폭력, 민중의 의지>에서 이렇게 지적한다. 폭력은 국가가 자신의 다른 모든 힘을 잃었을 때, 즉 이미 지고 있을 때 사용하는 거라고. 폭력을 사용하는 국가는 종종 도덕적 권위와 국민의 지지를 잃는다. 명백한 폭력이 때로는 우리의 승리를 돕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극적 사건의 가해자는 이 사실만으로 이미 절반이 진 것이다.

<p.212>

폭력을 행하는 자가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잃지 말아야한다. 누군가 촛불시위의 풍경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완전한 무시다. 우리가 그것에 분노해서 폭력을 행하게 된다면 우리는 패배를 가지고 시작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가 먼저 폭력을 사용하는 요즘을 보게되는 경우가 있다. 때로는 그들이 알아야한다. 지금 현재 그들은 궁지에 몰렸다는 것이다.

최근에 투표가 끝나고 여러 매체에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우리의 무관심으로 벌어진 일인데, 우리는 그것을 망각하고 무관심에 대한 반성보다는 현실앞에 분노하고 있다. 그리고 모두들 밖으로 나와 점령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극단적으로 가게되면 폭력을 가진 점령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점령하라가 아니라 스며들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이야기를 그들의 행동에 스며들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또 다른 의미의 점령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