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의 생각에 '작업'을 거는 여자, 머리가 하얗고 자신감있는 미소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는 '그래서?'라는 눈짓으로 응수를 하는 오래된 나무같은

 

여자. 네가지의 질문을 한다고 하면서 그의 전작들이 인기를 끌때도 그러려니

 

했다. 한가지 질문에 답변하기도 힘든 세상인데, 네가지씩이나 답변하고 있으

 

라고, 성격 급한 사람 자리에서 일어나겠군. 그리고 세상사 일은 천차만별인데

 

앵무새처럼 네가지 질문 가지고 다 끝내겠다는건가? 그렇게 쉽게 될까?

 

 

 

문득 그의 프로필에서 재미있는 구석을 발견했다. 요양원에서 깨달음을 얻은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끌려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문구였다. 재미있는 사람

 

이구나. 인간 자석인가? 그리고 소문만 무성했던 저자를 만나기 위해 활자를

 

건너면서, 동시에 텅 빈 공간이 내 머릿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꽉 채워져 있던

 

상념들과 생각의 실타래들이 어디론가 사라지면서, 그의 작업 멘트 1번 '그것이

 

사실인가요?'라는 질문이 하얀 공간에 차분하게 내려앉았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그 질문은 내게 말을 걸어왔고 끈질기게 대답을 요구했다.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생각에 대한 공정한 점검과 검증이

 

행해져야 했다. 많은 사람들이 맞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 자신안의 오래된

 

신념들, 언제인지 모르지만 자신도 모르게 자신 안으로 들어와서 주인이 되어

 

행세하고는 자신을 마음대로 부리고 있는 그 실체. 그 실체에 대해 의문을

 

가져본 사람들이 있을까? 진지하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생각이 과연

 

맞는 것일까? 사실인가? 정말 믿어도 되는 것일까? 밖으로만 향하던 시선을

 

안으로 돌려서 정면으로 대면하게 되면, 많은 경우 고통이 따른다. 그 고통을

 

외면하기 위해 또 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간신히 어렵게 만났던 그 위장된

 

자신을 속이는 생각들을 고통스럽지만 우선 지켜보기로 한다.

 

 

 

무언가 다른 삶을 살고자하는 영혼들에게 세상의 많은 명상 프로그램들은 댓가

 

를 요구한다. 성형외과가, '당신을 짧은 시간에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어줄 수 있

 

어요.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지금 돈을 가지고 오세요. 그러면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어요.'하는 것처럼 영혼의 수술이라도 하듯이 그들은 호언장담을

 

하고 사례담을 실어가면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단식원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다시 요요현상을 겪으면서 살이 더 찌듯이, 그들은 습관적으로 약효가 떨어지면

 

이곳 저곳의 새로운 명상 프로그램들을 찾아 정기적인 순례를 한다. 왜? 그들이

 

말한대로 하라는대로 다 했는데,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들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

 

히 더 강력하게 자신을 잡아줄 프로그램들을 찾고 있단 말인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끔 인도해주지 않는다. 커피중독이나 설탕중독에

 

빠지듯이, 그들이 찾는 새로운 프로그램들은 갈급하고 허기진 이들에게 정신이

 

번쩍나게 하는 순간적인 힘을 준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고 더욱 외부의 힘에 매달리게 된다. '작업'이 바로 다른 점이 이것이다.

 

요란하게 호들갑을 떨지도 않는다. 그냥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내면의

 

생각과 대화를 나누라는 것이다. 거기에는 어떤 외부의 도움이나 돈을 갖다

 

주면서, 그들이 무언가 해주기만을 눈빠지게 고대하면서 기다리는 무기력함이

 

없다. 자신의 내면과 어색하게 만나는 무한한 막막함과, 그걸 딛고 나가야하는

 

진정한 내면의 용기가 필요할뿐이다. 네가지 질문에 다 답을 하면 좋지만 1번

 

질문이라도 끊임없이 자신에게 한다면 곧 진정한 자신과 만나게 될것이다.

 

 

 

그에게서는 이것으로 또 다른 포장을 화려하게 하려는 상업성이 느껴지지

 

않아서 신뢰가 간다. 그냥, 옆집 아줌마처럼 남아줘서 그래서 고맙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