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리더의 눈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다른 여자 친구를 헐뜯거나, ~사회적인 
압력에 굴복해 자신이 생각하는 도덕성을 버리고 타협을 하는 것은 자신의 발전을
제물로 바치는 것과 같다.  -183p-

책의 표지는 나름대로 새로운 분야의 글을 기대해도 좋겠다라는 내면의타협을

유도하게 하는 역할을 했다. 이제 여성에 대한 심리학을 다룬 서적에서도

미술관이라는 이색적인 단어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기대화 흥미를 유발하는구나?

이것도 시대적인 변화의 흐름의 일종인가?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어디쯤에서

미술관을 고즈넉하게 걷고 있는 우아한 여성이 나오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

되는지 열심히 찾아보고 기대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알 수 있는 것은 제목과

표지디자인을 잘 기획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푸른숲이라는 출판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도 잘 배합이 되었고해서 그 가치를 신비롭게 포장을 했다는

생각이다.

 

기존의 출판된 책에서 보여주는 내용의 흐름과 답습하는 느낌의 형태에서

탈피하는 시도를 보이는 부분이 다행히 있다면 시대적 사회적 변화의 상황을

반영하는 상담내용이 후반부에 있다는 것이다.

심리치료사인 플로렌스 포크에게 정자은행을 통한 독신인 상태에서의 출산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이유와 그 선택으로 인해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안정감이

더욱 커졌음을 토로하는 여성의 이야기는 현 시대의 한 단면을 적절히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방송인 허수경씨의 사례가 있다. 해외에서는 안젤리나 졸리의

입양이 가족과 여성에 대한 기존의 가치관과 전통적인 가정에 대한 의미와

역할을 재조명하게 하고 있다.

 

불행한 가정에서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보며 불안하게 자라는 아이들보다는

이혼을 했더라도 차라리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더 행복하다

라는 말을 하는 공지영씨의 인터뷰 내용이 생각난다.

이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불안은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내적으로 형성되는 불안이 있을 수 있고, 외적으로 사회

로부터 주어지는 불안이 있을 수 있다. 그 불안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의 가치와 형태는 급격하게 달라진다.

 

수잔 포워드가 여성들에게 삶을 독립적으로 살라고 외치면서 자신의 삶을

통해서 직접 보여주기도 하고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책을 집필하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수잔의 책은 솔직함과 힘이 담겨있다.

정신과 의사에게 상담하고 그 상담한 내용을 기반으로 출판된 책들은

이 책의 중반까지 이어지는 내용들처럼 여성들의 피해사례들을 열거

하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제3자의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리고 솔직히 그 이야기가 그 이야기다. 나름대로 다 다른 책에서도

다루었던 사연들의 반복이라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심리치료사이기 때문인지 이색적으로 어머니와 아버지의 관계에서

형성된 자아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돌아보게 하는 과정은 흥미롭고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이 과정은 똑같이 필요한

과정이고 자신이 부모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고 그로 인한 자아 이미지를

형성하고 유지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것은 좋은 치유과정이 될것이다.

이제는 여성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획되고 출판되는 책도 시각을

다양하게 가지고 접근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