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라’는 말이 나오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되짚어보고 거꾸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하는 책이다. 한가지 방향으로만 생각을 하게 되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고 그러다보면 좋은 의도로 시작했다고 생각한 일이 결과론적으로 처음의 의도
와는 상반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기 위하여 만들어진
도심의 삶과 그속에서 눈치보며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체들, 그들의 생명을 아무
죄책감없이 재단하고 좌지우지하는 인간중심의 생활환경들.
그러한 인간의 삶은 같은 인간끼리도 살기가 힘들게 만들어가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환경을 파괴하고 동식물을 죽이는 습성은 같은 종족에게도 그 칼날을 들이
대고 있다. 나에게 좋은것이 과연 상대방에게도 좋은것인가? 생각의 여유를
갖는다는 것은 이러한 물음을 갖게하는 시간이다. 나에게 좋은것 나에게 필요
한것만을 추구하고 쟁취하고 탐욕스럽게 모으는 시간과 공간이 아니라 다른
생명을 위해서 그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남기고 가는 마음의
여유와 다른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가짐. 화분에 대해서 저자는 교도소라는
표현을 한다. 교도소. 과연 그럴까?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면 이 시멘트건물에서 살아가기가 너무 힘들지
않을까? 마당이라도 있는 곳이라면 땅에 식물을 심겠지만 이런경우 어떻게
해석할것인가? 그냥 부지런히 산에 다니라고? 하지만 갑갑하게 화분안에
갇혀있을 그들의 뿌리를 생각하면 틀린말이 아니다. 얼마나 답답할까?
필자가 커다란 수족관속의 물고기들을 보면서 했던 생각을 저자는 화분을
보고 그들을 꺼내서 산으로 돌려보내고 싶었는가보다.
또 독특한 시각이라고 보였던 부분은 황사에 대한 견해였다. 시골의 연세가
많으신 농부들이 황사는 하늘에서 내려주는 비료라고 하던 말을 듣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자신의 지원군이 생겼다고 좋아하는 저자의 재치있는 발상.
어떤 각도에서 보는냐에 따라 황사가 그렇게 해석되고 이로움을 준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모든 자연현상은 서로 상호보완하는 역할을 끊임없이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매스컴의 한쪽으로만 치우친 보도는 많은 경우 이익
집단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대변하는 경우로 많이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잘 분별하여 취사선택해야 할것이다.
친환경 황토벽집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생태학자 박병권씨의 독특한 시각과
견해들은 한가지 방향의 정보들만 받아들이는 것에 길들여진 도시인들에게
많은 생각의 다양성과 생명의 형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같은책 다른리뷰 | 이 책에 대한 다른 리뷰도 읽어보세요.
자연을 이해하자
이전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