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세종대왕이 수구세력들에게 밀려 한글을 창제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은 어떤 세상이 되었을까? 어려운 한문을 배운다고 아둥거리고 있던지 아니면 국민의 절반이상이 문맹으로 살고 있을 것이다.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집현전 학사들의 죽음의 미스테리를 풀어나가면서 그들이 무엇을 지키고자 했는지 그리고 그 중심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가슴아프게 풀어낸다. 겸사복 강채윤이 사건을 헤쳐나가면서 얼마나 무력감과 절망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나중에 범인으로 지목되 고초를 겪을 수 밖에 없는지..

모든 사건은 한글창제와 고금통서에서 비롯되었다. 중국의 성리학과 한문이 세상의 중심이었던 수구세력들은 세종대왕을 이해하지 못한다. 모든 사람이 글을 알게되면 양반은 양반일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해관계속에서 그들은 세종대왕과의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아니 본격화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세종대왕이 얼마나 외롭고 의로운 사람이었는지.. 강인한 사람이었는지 가슴 벅차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게 다가온다.

성삼문이 강채윤과의 대화에서

"주상전하는 보위에 오르시던 날부터 낡은 것을 부수고 새곳을 세우셨다. 존재하는 것들을 해체하고 없는 것을 만들어내셨다. 대마도를 정벌하여 경상도에 속하게 하시고, 평안도에 최윤덕, 함길도에 김종서를 보내 4군과 6진을 개척하시었다. 고려사를 개수하게 하시고 향악을 기록하시었다. 집현전을 만드시고 재주있는 자를 불러모아 독서하고 궁리하게 하셨다. 궐안에 주자소를 만드시고 경자자와 갑인자와 납활자 병인자를 만드셨다. 조선통보를 주조하시고 악기도감에서는 악기를 만들고 아악보를 정리하였다. 신장의 제도를 정하여 태장을 마구 못 치게 하시고 새 저울을 반포하시었다.  목멱에 봉화대를 세우시고 화전, 화포를 개량하시었다. 팔도의 호구를 조사하시고 함부로 매질하는 편배를 법으로 금하시었다. 혼천의를 만드시고 매일 간의대에 오르시어 하늘의 운행을 관찰하시고 양부일구와 일정성시의를 만드시고 칠정산을 편찬하시었다. 이 모든것이 어느 하나 전쟁보다 치열하지 않음이 없었다. 일마다 중신들의 반대가 빗발쳤고, 목숨을 내건 삼사의 반대가 있었다. 유생들은 존귀한 학풍을 흐트러트린다 하여 반대하였고 중신들은 고전이 아니라 하여 비난했다"

 

나같은 범인은 일하나 하는데 다른 사람이 비난하고 반대하면 그냥 손놓고 포기하고 마는데 그 오랜 세월동안 드러나있는 지지세력 하나 없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백성을 위한 사랑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