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책을 읽은 내 딸의 반응이다..
"엄마!  '좋은책 어린이' 새거야? 얼른 줘봐!"
그러고는 바로 책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아이는 어느새 '좋은책어린이'의 팬이 돼버렸다^^

 

아이의 뒤를 이어 이 책을 읽은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을 보는 느낌이었다^^

환희와 같은 경험을 나 또한 했기 때문이다..

아마 나 역시 초등 1학년때..

집은 좀 떨어져있지만, 친하게 지내는 남자아이가 생겼고..

그 아이와 학교 가는길 만나서 함께 손을 잡고 걸어갔었다..

그런데, 뒤에서 따라오던 같은 반아이들의 "얼레꼴레리~ 둘이는 결혼한대요~~"

놀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 역시 환희처럼..  얼떨떨한 기분으로 손을 놨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이 놀리는 말의 의미따위는 몰랐던 거 같고..

그저 아이들이 우리둘을 놀린단게 화가 났었던 거 같다..

그후로도 우린 함께 학교를 갔다..

그 후로도 손을 잡았는지 아닌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

내가 고등학생였을때 초등학교 같은반였던 아이와 다시 같은 반이 되었다..

놀랍게도 그 아이는 자신이 나를 놀렸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남자아이와 아직도 연락하는지 물으면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다른반이 되면서 자연스레 멀어진 그 머시메..

기억속에서 잊혀진 줄 알았던 그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그 머시메가 생각났었다..

 

또 다시 잊고있던 기억을 이 책이 내게 불러일으켰다..

아마도 내가 그러하듯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빠가 되었을 그 아이는 초등학생였던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환희와 두산이..

둘의 모습을 보면서 내내 흐뭇한 맘을 누를 수 없었다..

'심술쟁이 유나할멈' 의 "너네 연애하니?" 라는 짖궂은 물음에 "네가 무슨 상관이니?" 쏘아준 환희의 모습에 속이 시원했다..

 

돌아보면..    당시엔 그런 감정 몰랐었지만..

나도 그 머시메를 좋아했던 거 같다..

지금 내 딸이 "○○이랑 결혼할거야!" 라고 말하는것과 같은 감정으로^^

내 아이를 위해 장만한 책을 읽으면서 내 오랜 추억을 떠올리면서 막연한 그리움을 느껴보는것도 괜찮은 기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아! 잘들 지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