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품격

저: 이기주

출판사: 황소북스 출판일: 2017년 5월29일

 

1판 51쇄. 요즘과 같이 책을 읽지도 팔리지도 않는 시대에 51쇄를 찍었다는 것은 베스트셀러라는 이야기다. ‘언어의 온도’와 ‘말의 품격’ 이 2권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오른 이기주씨. 천천히 스며드는 그의 글이 주변에 넘치는 이야기들 사이에서 사람들의 마음에 가만히 내려 앉았기 때문일까? 들려오는 이야기는 들뜬 감정을 쉽게 내보이는 글들이다. 편을 가르고 갈등을 조장한다.

 

이 작은 나라에서도 너와 내가 서로 맞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이 건전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 비판이라면 무엇인 문제일 것인가?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는 다만 상대를 가르기 위한 목적을 가진 공허한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주변을 많이 맴돌고 있다. 그렇다면 그저 무시하고만 말 것인가 아니면 그에 대해서 무엇인가 노력을 해볼 것인가?

 

내 마음 속에 침잠하는 이기주의 글을 읽으면서, 그가 소개한 오마바 대통령의 일화는 무척이나 많은 시사를 준다. 이민 개혁법 통과를 위한 연설을 하고 있던 그에 앞에 나타난 한인 청년. 오바마는 그의 말을 막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요. 청년을 여기에 그냥 있게 해줍시다. 나는 저 청년이 자신의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존중합니다…… 다만, 이민 정책처럼 복잡한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설득과 설명 그리고 서로의 이해가 필요합니다……’라고.

 

긴 말이 필요 없었다. 우리가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나와 다른 사람들을 포용하는 너그러움. 문득, 프랑스의 ‘똘레랑스(tolérance)’가 생각났다.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그것은 "타자(他者), 타자성, 차이에 대한 존중과 서로 다른 가치, 믿음, 생각을 가진 개인 및 집단들 사이의 평화적 공존을 의미한다. 물론 오늘날 프랑스에서 그러한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나는 이 짧은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될 그러한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우리는 지금 세대간 갈등, 지역간 갈등, 정치적 이념, 다문화가정과 같은 여러 가지 문제에 직면해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문제들이 결코 해결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타자에 대한 이해, 관용 그리고 평화적 공존을 잊지 않는다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사회에 속하며 관계를 구축하고 살아가고 있다. 일차적으로 타인과의 만남은 말일 것이다. 거기부터 우리의 진정성과 배려가 기본이 된다면 어떨까? 그러한 작은 노력으로부터 모든 문제를 해결할 단초를 얻을 지도 모를 일이다.

말의품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