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블록체인 등이 불러올 부의 이동

저: 강규일

출판사: 책의정원 출판사: 2018년 4월5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어떤 면에서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면서 어떤 면에서는 불안감을 가지게 한다. 구글에서 만든 ‘알파고’가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결코 넘을 수 없었던 바둑에서 프로기사를 이겼을 때, 멀리만 느껴졌던 변화가 실감났다. 커다란 변화. 그러한 변화의 모습이 워낙 다채롭게 다가와서 혼란스러웠다. 어쩌면 내가 일하고 있는 트레이딩이라는 분야가 시대의 흐름과 격리된 것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큰 변화를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른다. 그 내용과 의미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대략적으로 이 책의 부제와 같이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블록체인,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기술로 이루어져 있다.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통해 수집된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새로운 신기술이 접목된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예상할 수 있을까? 유토피아일까 아니면 디스토피아일까?

 

이 책에서 마지막에 제시된 스마트 도시에서 실현되는 초연결 사회를 상상해보았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료 및 공공 서비스가 최적으로 제공된다. 사물 인터넷을 통해서 집안의 거의 모든 것을 웨어러블 기기나 휴대폰을 통해서 제어한다. 에너지 사용량은 낭비가 없도록 빈틈없이 모니터링 되고 있다. 다양한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1인 BJ의 방송을 소비한다. 가상화폐를 이용하여 인터넷 쇼핑몰에서 생필품을 주문한다. 운전면허가 없더라도 상관없다. 자율 주행차는 내가 원하는 곳 어디든지 나를 데리고 가니까. 또한 3D 프린터를 통해서 주문형 제조업을 통해 생업을 유지하고 있다.

 

아마도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구현되는 유토피아의 모습은 대략 이런 것은 아닐까? 인간의 행복이 극대화된 곳. 그래서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그런 사회 말이다. 하지만, 그런 사회가 과연 실현 가능할 것인가? 아마도 절반만 성공하지 않을까?

 

캐시 오닐은 자신이 쓴 ‘대량살상수학무기’에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불평등을 확산하는 지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빅데이터는 답을 알고 있다’ 과연 그럴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의사결정은 가끔 오류가 있기는 해도,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최고의 미덕이 하나 있다. 바로 진화하는 능력이다..." 또한 "데이터 처리 과정은 과거를 코드화할 뿐, 미래를 창조하지 않는다. 미래를 창조하려면 도덕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렇다. 우리의 삶에는 수학모형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복잡성과 미묘함이 있다.

 

중국의 권위주의적 정부는 이러한 발전된 기술을 어떻게 남용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방대한 자료를 통해서 이들은 각종 감시도구를 통해서 반정부 인사를 적발하고 탄압한다. 중국 공안이 쓴 안경 타입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서 수배자를 바로 인식하고 체포할 수 있다. 빅데이터는 인간의 삶을 풍족하게 하기 보다는 자유를 억압하는 빅 브라더가 된 것은 아닌가?

 

인공지능과 로봇의 출현, 자율주행자동차, 우버 등 수많이 등장하는 새로운 기술이 인간의 삶을 풍족하게만 할 것인가? 이러한 신기술은 인간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한다. 하지만 이런 물음이 있다. 과연 이렇게 사라진 인간의 일자리는 새로운 산업의 발전과 함께 다시 태어날 것인가? 하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이라고 하는 기술기업에는 기존의 산업에 비해서 인력을 많이 요구하지 않는다.

 

결국 사라진 일자리는 대부분 그냥 사라진 상태가 되지는 않을까? 3D 프린터를 통한 새로운 맞춤형 소량생산의 제조업의 등장과 같은 새로운 산업의 등장도 기대될 수 있지만.

 

나는 4차 산업혁명에서 진행되는 기술혁명에 대해서 부정적이지는 않다. 분명 우리의 삶을 이전보다는 풍족하게 할 가능성도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러한 기술의 발전이 아무런 규제 없이 자본주의적 논리에 의해서 진행되지를 않기를 바란다. 빅데이터가 인권을 침해하지 않고 1984의 빅브라더가 되지 않도록 공공의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광기에 가까웠던 비트코인 투기를 이미 옆에서 바라보았다.

 

이 책에서는 주로 빅데이터와 그를 기반으로 한 기술발전의 양태를 설명했다. 한국의 거대 포털 기업인 네이버와 다음의 동향도 그래서 비중 있게 다루어졌다. 하지만 4차 산업의 중요한 핵심 중 하나는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여기에 대체에너지 등에 대해서 다뤄지지 않았던 것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날 진행되는 기술의 발전은 대체적으로 전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환경을 덜 파괴하는 에너지원을 기반으로 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현재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강규일 ‘연합뉴스’ 콘텐츠 제휴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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