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이 바꾼 세계사

대량해고, 불황, 빈곤은 세상을 어떻게 움직였을까?

저: 도현신

출판사: 서해문집 발행일: 2017년11월

 

1997년 IMF사태 이후, 한국사회는 전혀 다른 사회로 변했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종신고용 신화는 깨졌다. 성장의 과실이 조금이나마 중산층에게 돌아갔던 그 시절은 이미 신화에 속한 이야기가 된 것 같다. 그래서 그 신화는 여전히 개발독재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재생산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그러한 신화가 다시 재생될 수 있을까? 아마도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닐까 싶다.

 

오늘날 우리의 마음이 이렇게 각박해진 것이 개인의 책임이라고 손쉽게 이야기할 수 없다. 한국사회가 패러다임의 변화를 수용해야만 한다는 것. 이제는 사람들의 삶이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의 방향이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어야만 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 우리가 개인적 욕망에 사로잡히고 또한 기본적인 생활마저 보장받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혼란에 빠지고 결국 쇠락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그러한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사회가 울타리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는 지는 역사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역사를 통해서 반성하고 교훈을 얻는 것이 결코 구시대적인 착오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 수록된 많은 이야기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지 않을까? 고대 그리스 시대, 역대 중국왕조의 쇠락, 2차대전, 해방 후 격렬했던 좌우대립, 오늘날 해적이 된 소말리아 어민과 마약 카르텔에 뛰어든 가난한 멕시코인까지.

 

신자유주의의 구호는 이미 실패한 것으로 끝나지 않았던가? 이제 우리는 사람이 우선인 사회를 살아가야 된다. 사회적 약자를 보듬을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다. 지금부터는 앞만 보고 살지 않고, 옆도 뒤도 보고 살아야 되지 않을까? 이 작은 나라가 이렇게 파편화되고 그릇된 집단주의가 계속 된다면,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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