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의 방정식

저: 미야베 미유키 역: 이영미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16년 2월25일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여류 소설가, 미유베 미유키. 그녀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일본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한국에서도 만들어졌다. 내가 지금 생각나는 작품만 하더라도 종편에서 근래에 드라마로 방영 중인 '솔로몬의 위증'이라든지 변영주 감독이 영화배우 김민희를 앞세워 만들었던 '화차(火車)'가 기억난다. 실제로 본 것은 '화차'뿐이고, 그것으로 미야베 미유키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인상 깊었던 것은 사실이다.

 

한국 영화 '화차'의 결말이 미유베 미유키 원작과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은 이 글을 쓰면서 인터넷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원작을 읽지 않았으니 어떤 차이가 있는 지는 정확하게 모른다. 다만, 마지막이 다르다는 것. 글들을 찾아보니, 한국과 일본의 정서차이랄까? 확실한 결론을 내는 한국 영화에 비해서 다소 열린 결말을 보여주는 것 같은 소설이 그런 것 같다. 그 이후로 미야베 미유키라는 이름 하나는 잘 기억하게 되었다.

 

이번에 출간된 '음의 방정식'은 무척이나 짧은 분량이다. 그래서 자동차 안에 두고서, 나중에 밖에 잠깐 시간이 될 때 읽으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소설의 앞 부분을 몇 번인가 무의식적으로 다시 읽었다. 사설탐정인 스기무라가 세이카 고등학교에서 변호사인 후지노 료코를 만나는 장면이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짧은 소설을 다 읽을 만한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앞 부분을 읽다가 그만두고, 다시 읽고, 다시 읽었다. 몇 달 정도인가 말이다.

 

맥 빠지는 이야기지만, 그런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생겼던 책에 대한 흥미가 책을 읽고 난 이후에 느낀 것보다는 몇 배가 강렬했다고 해야겠다. 아마도 책의 시작을 몇 번인가 읽은 내 자신의 기이한 경험 때문이었을까? 책 뒷면에 적혀진 설명을 읽어보니, 변호사 후지노 료코가 이전에 '솔로몬의 위증'에 등장했던 인물이라는 것을 알았다. 생각해보니, 그녀가 자신의 남편을 이야기할 때 그 단서는 나와 있었지만.

 

추리라고 할 것은 없다. 하나의 드라마를 글로 옮긴 듯. 그렇게 내게는 별다른 감흥이 없이 이 짧은 책은 글을 맺었다. 무엇을 내게 남겼다고 써야 될까? 고민되는 질문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지금도 머리 속에는 스기무라가 후지노 료코를 만나는 첫 장면만 자꾸만 머리 속에서 계속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미야베 미유키 소설을 그런 식으로 기억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될 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음의방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