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아프리카가 있다

저: 박상주

출판사: 부키 출판일: 2014년 9월14일

 

기성세대는 오늘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젊은 세대에 연민의 눈빛을 보낸다. 헐벗고 잘 살지 못했던 그 시대에도 자신들은 극복하고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다고. 이제 초로의 길로 들어선 그들에게 한국사회의 풍요로움은 자신들의 빛나는 업적일 것이다. 그렇지만 젊은 세대가 어려움을 겪는 작금의 상황을 단순하게만 바라볼 수는 없는 것 같다.

 

요소 투입형 경제정책을 통해서 고성장을 이루었던 그 시대. 샐러리맨 신화를 쓴 사람도 있고, 부동산에 투자해서 큰 부를 만든 사람들도 있다. 가진 자들이 그 시대에 사회에 대한 그 어떤 특별한 사명감이 있었던 것도 특별히 윤리적인 것도 아니었다. 급격한 고성장으로 인해서 그 과실이 가난한 자에게도 떨어졌던 것뿐이다.

 

그렇지만, 오늘날 한국의 고성장은 사라졌으며 성장을 이끌던 산업은 한계를 맞이한 것처럼 보인다. 들려오는 소리는 온통 부정적인 전망뿐이다. 부 형성의 원천이었던 부동산은 인구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서 침체에 빠진 것 같다. 정경유착으로 이루어진 한국의 대기업군은 이제 전체매출의 70%를 차지한다. 하지만 그들이 고용한 인력은 30%정도로, 말하자면 좋은 기업에 들어간 사람들은 풍요로운 삶을 보장받은 것 같다. 그렇다면 나머지는 어떨 것인가?

 

한국 사회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젊은 세대의 의지와 능력과는 관계없이 세상을 지배한다. 그것이 공정한 기준에 의해서 운영되지 않는 한에서 이제 젊은 세대는 잉여로 전락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잉여의 문제가 비단 젊은 세대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대를 초월해서 모든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꾸 밖으로 눈을 돌린다. 거기에는 무엇인가 답이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 소개된 사람들의 인생은 참으로 흥미롭다. 이들을 이끈 동기도 다양하였으며 항상 성공만 한 것은 아니었다. 현지인이나 교포에게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한껏 벌었던 돈을 한꺼번에 잃기도 했다. 성공의 이야기와 그 공식은 항상 비슷하다. 그들의 존재가 가난한 아프리카에서 사업체를 만들어 보다 많은 가난한 현지인을 고용하여 그 사회를 위해 공헌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씁쓸한 것은 가난한 아프리카인에 비해서 부를 장악한 외국인의 존재이다. 그러한 범주에 우리도 빠질 수는 없다.

 

밖은 탈출구가 아니다. 다만 현지인에 비해서 우월한 조건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 더 줄 뿐이다. 성공한 자보다 실패한 사람이 휠씬 많다. 중요한 것은 어느 사회이든 이러한 실패자를 보듬고 다시 재활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어디에 있든 그것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 사회에 보다 더 기여했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는아프리카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