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 글로벌화는 이제 지긋지긋할 만큼 많이 듣는, 우리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나는 "글로벌화"가 마냥 좋은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글로벌 인재, 글로벌 월드, 글로벌 이슈... 그런데 이런 "글로벌화가 가진 자를 더 부유하게, 가난한 자를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처음 들어보면 이해되지 않는 이 궁금증을, 나는 <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최후의 나무가 벌목되고, 최후의 물고기가 잡히고, 최후의 강이 오염되었을 때에야 너희는 돈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는 크로아족의 격언. 곧 이 격언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니, 정말 섬뜩하다. 

<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는 처음 문단에서 소개한 것처럼 글로벌화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의 심화와 콘체른들의 도상국 어린이 노동 불법착취에 대한 고박을 담은 책이다. 그럼 지금부터 내가 처음 알게 된, 그리고 모두가 알아야 할 책의 내용과 내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콘체른은 여러 기업들이 경제적 단일성을 위해 연합을 이룬 것이다. 이 용어만으로는 겉으로 번지르르 해 보일지 모른다. 글로벌화가 만든 다국적 콘체른의 형성 촉진. 이내 이 콘체른들의 매출은 국가의 BIP를 넘게 되었다. 국가와 콘체른의 BIP/매출 순위표를 살펴보면, 1위의 미국부터 13위의 대한민국, 21위 인도네시아 밑에 22위 월마트과 23위 엑손모빌이 자리잡고 있다. 그게 끝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도요타는 39위로 포르투갈, 홍콩, 칠레, 체코, 싱가포르보다 높은 순위다. 더불어 54위 AXA는 필리핀, 알제리, 헝가리, 뉴질랜드, 페루보다 높은 순위를 차리하고 있다. 이 순위에는 99위의 삼성도 자리잡고 있다. 이토록 많은 콘체른이 국가보다 경제적으로 더 강하다니. 이 사실을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100위까지의 실제 순위와 함께 실제 매출과 BIP까지 함께 보니 콘체른의 권력에 대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글로벌화가 아프리카 아이들의 불법노동착취를 돕고, 이내 그걸 모르는 우리는 콘체른의 피묻은 상품을 구입하고, 이내 콘체른들은 우리가 사는 국가보다 더 높은 매출로 엄연한 권력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 함부로 무시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노동착취를 조종하는 이들은 오히려 자기들이 돕고 있다고 말한다. 저널리스트인 글쓴이가 실제로 통화한 탄탈 공급자인 한 독일인은 "인권침해라는게 뭡니까?"라고 전화상으로 되묻기까지 하며 "아프리카인들은 가난하게 사는 걸 더 편안하게여깁니다. 그 인간들은 맥주 한 모금과 춤출 음악만 있으면 최고라고생각하지요." 이라며 자기들은 그들에게 일자리와 돈을 제공하는 오히려 인권보호에 앞장서는 이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w>라는 책에도 쓰여있듯, 아프리카인들도 유럽 사람들과 똑같다. 평화와 품위 있는 삶, 생산성있는 일, 가족들과의 행복한 생애를 꿈꾼다 그런데 지금, 그들의 행복을 갉아먹고 있는 그들이 말한다. "인권침해가 뭡니까?"

그러면 이 부당한 현실에 우리가 대항할 수잇는 방법은 없는걸까? 물론 있다. "네 말이 맞을지도 몰라. 하지만 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거야."라는 한 우화처럼, 우리의 작은 실천이 불합리한 지금의 이데올로기에 맞서는 큰 변화를 이끌어 올 수 있다. 이 책의 내용 말고도 내가 생각하는 변화를 가져오는 방법은, 우선 '무관심을 관심으로!'다. 반크의 빈곤알리기 미션에서도 보이듯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리는 건 중요하다. 콘체른이나 공정무역, 기업의 초상화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무관심을 관심으로 돌리는 건 세계를 정당하게 만드는 첫걸음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관심을 실천으로!'다. 관심의 다음 단계는 실천이다. 차별을 막고, 기본 공급을 보장하고, 세금을 공평성을 조성하고, 공공복지를 추구하고, 세계무역을 위한 관련 법규 재정을 돕는 우리의 작은 실천은 이 책의 곳곳과 12장에서 자세히 알 수 있다.

<왼쪽에서 본 세계는 지금 어디쯤 왔을까?>는 나에게 이제 매우 중요한 책이다.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글로벌화의 시대를 역행하는 폐해가 클라우스 베르너 로보로 하여금 내 눈 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눈뜬 장님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내게 중요한 건 '관심을 실천으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