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란 '와인의 생산연도'라는 의미에서 비롯되어 포도주처럼 오래 되어도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한다.

 

 솔직히 말해서 이 책을 읽기 전에 '빈티지'란 말은 옷에만 쓰는 거라고 생각했다. (조금 더하자면 구두, 가방 정도?) 그러나 알고보니 그 범위는 훨씬 넓었다. 유럽의 빈티지 마켓에는 옷은 물론 구두, 모자, 악세서리 그리고 먹을거리 특히 농산품까지 판다! 게다가 헤어샵, 그릇 가게, 레스토랑까지 있다. 아무래도 오래된 그 느낌을 빈티지라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 '빈티지'랑 '레트로' 어떻게 다른가? 앤티크, 빈티지, 레트로, 세컨핸드 이 네 가지는 전부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그 의미 구별이 어렵다고 한다. 그렇지만 시대가 조금씩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동안 복고다 레트로다 하면서 표현하는데 내가 보기에 비슷했기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시간적 차이'라는 개념을 얘기해주니 이제야 알겠다. ^^

 

 이 책에는 유럽의 빈티지 마켓을 3개 국가로 나눠서 소개하고 있다. 영국의 런던, 프랑스 파리, 이태리의 밀라노. 각 국가별 빈티지 숍이 3개씩 소개되어 있고, 실제로 추천할 음식점 등도 따로 코너를 이용해 얘기해준다. 그 중에서 영화 <노팅힐>의 배경이 된 포토벨로 마켓에서 휴 그랜트의 음성을 되뇌이며 걷다보면 멋쟁이 서점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정말 영화같은 상상도 해봤다. ^^

 

 런던, 파리, 밀라노 각각 빈티지 마켓은 다른 매력이 있다. 그 중 전체를 통틀어 기억에 남는 건 커피(원두)를 자루 채 파는 곳, 하나에 25페니 한다는 베이글 가게(꼭 먹어 보고 싶다!), 책꽂이용 루이비통 트렁크(!), 설명으로 봐서 아마 '갈레트'를 지칭하는 사진(빌라주 생 폴에 있는 카페다), 비틀즈 마트료시카 등이 있다.

 

 마켓 소개 다음에는 빈티지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과 패셔니스타들을 소개해준다. 요즘 내가 관심있는 보이프렌드 핏 재킷은 오버니 삭스와 한 번 매치하고 싶단 생각을 해 봤다. 과연 소화가 잘 될지는 의문이지만. ^^; 커스틴 던스트(요즘은 키얼스틴이라고 하던데), 알렉사 청, 아기네스 딘 등이 소개되었다.

 

 책을 보는데 글자를 읽는다기보다는 해외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침까지 튀기며 열정적으로 얘기해주는 아는 언니같은 느낌이 들었다. 유럽을 지금 당장 가지 못해도 시내에 가서 새 야상 점퍼와 스카프를 사고,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를 보고, 비틀즈 음악을 들으며 헵번 스타일로 꾸미고 싶어졌다! 빈티지에 빈은 알게 된걸까? ^^ 꽤 매력있다, 빈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