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삼국지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유비옹께서 '주인공' 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여섯 권이 진행 되는 동안 쫒겨만 다니다가 드디어 서남쪽의 서촉을 얻으러 출발한다. 사실 결과적으로 맹획의 칠종칠금을 끝으로 서촉땅을 평정 하기는 하지만 영토로 보면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며 중원을 꿰차고 있던 조조의 위나라 땅 크기의 1/6 밖에 안된다. 손권의 오나라에 비해서도 그 크기는 1/2~1/3 정도.. 그래도 불쌍하게 터전도 없이 비육지탄을 내뱉으며 전장을 누비다가 이제야 비로소 발붙일 곳을 마련하게 된다. 7권 전반에 걸쳐 서촉의 유장으로부터 땅을 얻는 과정이 재미있게 진행된다. 최고의 모사 제갈량의 지략을 바탕으로 유비측의 피해를 거의 없다시피 하여 땅을 접수하게 되는데, 소설이지만 정말이지 제갈량이 다른 마음만 먹었어도 능히 하나의 나라를 상대로도 사기를 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는 대인배 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에피소드 였다. 간만에 유비에 대한 눈물(?)과 안타까움 없이 볼 수 있는 부분 이기도 하고... 이후로 유비는 황제의 자리에 앉게 되고, 서촉의 인력과 물자를 바탕으로 제갈량은 중원을  접수하고자 출사표를 던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삼고초려 에피소드 이후로 가장 재미있게 읽어 기억에 남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 감동은 앞에서 끝임 없이 도망다니던 유비에 대한 연민이 있었기에 한 층 더 강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삼국지의 진정한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