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이 가는 곳

                                민현숙

  가시나무라 해서

  해님이 피해 가는 것 보았니?

  보잘것 없는 풀 위에

  눈곱만한 꽃이 핀다고

  눈곱만큼만 해가 뜨는 걸 보았니?

  썩은 물 쏟아지는 하수구 옆에

  이마를 찡그린 시궁쥐를

  언제 또 본 것일까?

  쏜살같이 달려가

  젖은 발을 감싸는 해님.

* 붕어빵 아버씨 결석하다 - 초록손가락 동인 동시집. 권현진 그림



* 북피니언 1주년을 축하드리며....
해님이 작은 들꽃하나까지 비추이듯이....
작은 구석까지 따스하게 돌아볼 수 있는 북피니언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