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태어난지 295일.

이쁜 짓이 늘어난만큼 엄마를 힘들게 하는 일도 많아졌어요.

울고 보챌 때마다 혹시 내가 잘못 키워서 감정 표현 방법에 문제가 있는건가,

아기들은 다 울고 보챈다지만 이 정도가 일반적인건가 등등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어요.

 

제가 보테에게 제일 가르쳐주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제대로 화내는 법인데,

저조차도 제대로 화내는 법을 모르니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감정 조절하는 법은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등등 모르는 것 투성이었네요.

 

그러던 중 <퍼펙트 베이비>라는 책을 접하게 됐어요.

 

 

 

이 책은 제가 지금까지 상식이라고 알고 있던 임신/육아에 대한 내용과 180도

다른 내용이 있어서 읽는 내내 더욱 더 흥미로웠어요.

 

 

 

특히 후성 유전학에 대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단순히 유전자에 의해 기질이 결정되고 태어난 후의 환경에 의해

 성격이 만들어진다고 알고 있었는데,

뱃속 자궁의 환경에 의해 유전자가 발현될 수도,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걸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은 정말 놀라웠네요.

 

 

요즘 우리 보테가 많이 보채고 칭얼거릴 때마다

제가 임신 중에 많이 울어서 그런건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더 많이 반성했답니다 --;

 

하지만, 보테가 겪은 자궁 속의 환경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이고

앞으로 어떻게 양육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을 더 명확히 알고 대처하는게 중요하겠지요.

 

 

그런 점에서 아이의 감정 조절 능력을

부모의 양육 태도와 연관지어 설명하는 부분도 재미있었어요.

 

저는 화가 나더라도 욱하지 않고 차분할 수록

감정 조절 능력이 뛰어난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코르티솔 호르몬의 농도를 통해 생체학적으로 규명했을 때,

화를 낼 때 내더라도 평상의 상태로 빠르게 되돌아오는게

감정 조절 능력이 뛰어난거라고 하네요.

 

저는 지금까지 낯선 사람을 보거나 엄마와 떨어져 있어도 보채지 않고

얌전한 아기가 순한 아기라고 생각하면서,

막연히 그런 아기의 엄마는 어떻게 양육하길래

감정 조절 능력이 뛰어난걸까...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아기들이 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감당하고 있는 중이고,

엄마가 옆에 오더라도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아지지 않고

 여전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중이라는 반전은 정말 새로웠어요.

 

 

안정 애착, 저항 애착, 회피 애착으로 엄마와 아기의 애착 종류를

구분해서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보테가 나에게 갖고 있는 애착이 어느 것인지 생각하면서 읽게 됐어요.

 

그 동안 보테가 보인 행동을 돌이켜 생각하니

안정 애착을 형성했다고 느껴지는 순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순간도 있었던 것 같아서 보테에게 미안하고 저를 많이 반성하게 됐습니다.

 

 

<퍼펙트 베이비>는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이미 바깥 세상에 적응할 준비를 하고 태어나는 존재이며,

엄마가 어떻게 조력하고 양육하는지에 따라 아이의 행복을 결정짓는

감정 조절  능력, 공감 능력, 내적 동기를

키워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서 지금의 저에게 딱 필요한 책이에요.

 

조금 더 일찍, 보테를 임신했을 때나 혹은 보테가 지금보다 더 아기였을 때 알았더라면

보테가 지금과 어느 정도 달라져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안타깝기도 했네요.

 

 

양육은 부부가 같은 가치관을 갖고 일관되게 행동해야 하는 것인만큼

남편에게도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신신 당부했어요.

 

보테의 이제 300일을 바라보고 있으니 성격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점을 지나고 있는 중이에요.

이제라도 이 책을 만나서 다행스럽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옆에 두고 보테의 행복을 키워갈 수 있게 많은 도움을 받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