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Undercover Economist'는 '경제학 첩보원' 정도로 번역될 수 있을까. 제목 그대로 일반적인 상식을 뒤집으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일상생활에 숨겨진 경제원리들을 조목조목 쉽고 재밌게 밝혀가는 책.

희소성과 가격결정 메커니즘이라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의 기본원리를 통해 인간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개별적인 선택에서부터 정부의 정책 결정까지 통찰력 있게 고찰하고 있다. 특히 가격정책과 외부효과 세금, 주식시장의 주가 동인을 다룬 부분이 간단하고 쉬우면서도 핵심을 짚어 낸다는 점에서 탁월하다. 다만 게임이론 부분을 빈약하게 다룬 것이 아쉬운데, 제대로 저술하자면 책 한권으로도 다 담지 못할 난해한 게임이론을 어설프게 접근하는 것 보다 오히려 유럽 제3세대 이동통신 경매 예시로 게임이론의 적용 가능성 및 유용성을 밝히고 흥미 유발 차원에서 그친 것이 현명하다고도 볼 수 있겠다.

일반론에 양념만 조금 쳐서 구태의연한 얘기 반복하며 답습하는 기존의 수많은 경제관련 서적들과 비교해 볼 때, 같은 경제학 이론과 분석 틀을 사용하면서도 독창적인 시각으로 제반 경제현상을 일관성 있게 설명하는 저자의 성의가 엿보인다. 개인적으로 최근 읽은 경제학에 대한 교양서적 중에서 가장 추천할만하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