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카 리코미니, 클레어 애로스미스 - 우리 고양이, 이럴 땐 어쩌죠?

 

 

 

 

  회사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새끼를 7마리나 낳았어요. 어미 고양이가 더위에 지쳤는지 새끼들을 버리고 집을 나가 돌아오질 않았습니다. 그 중 한마리만 남아 제가 어쩌다 보살피게 되어 읽게 된 책입니다. 5년 전 즘 버려진 아기 고양이와 3개월정도 같이 산 경험이 있어서 쉬울 줄 알았지만 그 아기고양이보다 더 작아서 제가 잘 키울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군요. 의사가 쓴 책이라기에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해야 될지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읽었습니다. 책은 노란색과 보라색이 메인으로 눈에 틔는 표지 디자인으로 두껍지 않아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고양이를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보내주어야 할 때까지 순간 순간의 상황별 답변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책입니다. 간단한 문답식으로 "한밤중에 야옹거려요" 식의 질문이 있으면 그에 대한 답변을 간단하게 달아 놓는 형식입니다. 페이지마다 고양이들 사진이 많아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답변이 간단해 깊이는 없었는데요, 대신 얕고 넓은 지식 범위로 말 안통하는 고양이와의 소통에 답답해할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아기들을 기를 때는 엄마는 아기의 행동과 울음의 이유를 몰라 답답하고 많이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혹시라도 그 울음을 무시했는데 그게 많이 아파서 운 거였더만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요. 제게는 고양이도 이와 비슷하게 느껴졌는데요. 제 인생의 두 마리 고양이 모두 새끼때 저와 연이 닿았고 다 크기도 전에 제 품을 떠났기 때문인 거 같아요. 고양이들은 어려서인지 저를 엄마처럼 의지했고 저도 그들이 마치 제 아기인 양 귀하고 뭐든 다 해주려는 마음이 충만했었답니다. 여튼 그런 아가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을 덜 받았다 생각할까 헤어지고도 마음이 좀 아팠는데요.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책인거 같아요. 자잘한 그들의 행동, 울음의 의미까지 그때마다 집어주니 왠지 너무 다양한 질문들로 집중이 안 되는 책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세심해 믿음이 가기도 합니다. ^^   

  아쉬운 점은 깊이 알 수 없어서 수박 겉핥기식이란 느낌이 든다는 점입니다. 물론 의사선생님들은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의사와 상담하라는 말을 더 좋아하시겠지만 매번 답변의 길이가 짧아 뭔가 더 있을 거 같은데 끊긴 듯한 느낌으로 찝찝한 마무리가 아쉬웠어요. 

  고양이와의 이별을 대비할 수 있게 도와준 점은 사려깊은 거 같아요. 회사에서 키우는 새끼들이 더위로 죽은 걸 봤을 때 어떻하냐며 걱정하는 내게 자신의 일이라며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던 무관심하던 사장님이 원망스럽더군요. 분명 살릴 수 있는데도 아기들을 죽인거나 매한가지. 인재란 생각에 너무 분하고 사람좋다 생각했던 그분을 다시보게 되었어요. 두달여 가끔본 아기들이 죽을 때도 이리 힘든데 가족같은 고양이가 떠나면 얼마나 슬프겠어요. 상상이 안됩니다. 그 슬픔이 가슴에 응어리지지 않도록 사람을 배려해 마지막 쇠약한 고양이에게도 최선을 다 할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아기가 아플 때 말이 통하지 않는 엄마는 마음이 아프고 아기에게 미안합니다. 고양이를 대할 때에도 말 통하지 않는 아기를 돌보는 것과 진배없단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물론 고양이도 우리들에게 사랑과 관심, 관용 등 정말 많은 베풀어 주시니 주고 받는 합리적인 관계인 거 같아요. ^^ 이런 고양이들의 행동, 습관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그들에게서 궁금했던 것들이 많이 수록되어져 있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