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동양의 탈무드 장자

 

 

 

 

  도올 김용옥 선생을 통해 장자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강의는 재미있었으나 그 강의의 몇 퍼센트가 이해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웃으며 감탄하며 꾸준히 본 교양강좌였는데요. 그리고는 얼마전 강신주 박사가 쉽게 장자 우화로 강좌하시는 걸 보고 인문학적인 이해를 조금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장자 우화 위주의 장자가 쓴 글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책일 거 같아 책을 읽게되었습니다. 장자는 쉬운 글을 쓰신 분이라는데... ^^; 우리는 왜 이리 어렵게 받아들이는 걸까요. 저도 쉬운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이 있는데 그래서 장자에 대한 경외심과 관심이 끊이질 않는 거 같아요. 책은 양장본에 그립감이 좋고 보통 크기의 책이라 휴대성이 좋았습니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원문을 인문학적으로 깊이 있는 이해를 시켜주시지만 기억을 잘 못할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아직 그 수준까지 제 인문이해력이 닿질 못해서인 거 같아요. 강신주 박사의 장자가 제게 제일 잘 맞았는데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참새와 엄청 큰 새의 자유를 설명한 것으로 쉬운 말투에 깊이도 있어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었습니다. 이 책은 한두 문장의 원문을 저자의 해설을 3-4장에 걸쳐 짧고 쉽게 설명해 주어 깊이는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어렵게 느껴졌던 고전, 경전을 대중적으로 쉽게 설명되어져 있습니다. 솔직히 저자가 장자로 되어 있어 해설이 없을까 완전 쫄았었답니다. ^^; 원문과 짤막한 해석만 있다면 정말 공포스럽지 않을까요. 조마조마 서문을 읽으니 해설서더군요. 겸손하신 건지 왜 저자의 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장자로 쓰셨을까 궁금합니다. 하기사 도올 선생 정도 되셔야 장자와 이름을 나란히 적으실 수 있을 거 같긴 합니다. ^^ ㅋ  

  본문은 윗편에 한 문장의 주제를 크게 강조하고 그 밑에 중점이 되는 부분을 원문과 간단한 해석으로 소개합니다. 아래 본문에는 저자의 해설이 2-4페이에 걸쳐 있고, 마지막 한 쪽에는 원문과 해석을 소개한 내용을 박스에 넣어 원문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두 문장에 인생에 필요한 철학이 들어있다는 것이 장자의 놀라운 점입니다. 그리고 그의 글은 경전의 특징인 우회적인 성격을 띄어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생각하게 하고 그러면서 독자 자신의 철학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는 훌륭한 인문학자이십니다. 얼마나 깊은 뜻이 있건 그의 문장은 일견 쉬워 보인다는 것이 더 멋있고 대단한 점입니다. 어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사물, 상황에서도 철학적인 깨달음을 얻으실 수 있었는지. 훌륭한 책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해 준다는 제 개인적인 생각에도 일치합니다. 철학적인 깨달음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기에 사물에 비유해, 어떤 사람의 캐릭터에 비유해 제자들에게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었던 게지요. 그러고 보면 도올 선생은 장자를 닮은 듯 하지만 선생님의 책은 너무 어렵다는 점이 조금 다른 거 같습니다. ^^; 물론 요즘들어 쉬운 글을 내놓으셨습니다만.

  도올 선생은 장자를 설명할 때 우리 현실과 고전과 장자를 모두 혼합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주십니다. 저자는 그에는 모자라지만 비슷하게 장자와 인생에 비추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본문의 짧음에 깊이감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고, 비유가 너무나도 적절해 깊이 빠져드는 구문도 있었습니다. 아쉬운 점은 제가 애초 기대했던 <장자> 전문은 없었다는 점인데요. 물론 그 전문을 갖는다고 제가 좋을 점은 크게 없겠지만 언젠가는 꼭 장자 전편을 다 보고 싶었거든요. 죽간으로 되어 있어 불가능한가.. 짐작만 할 뿐입니다.  

   

 

 

 

 

  거대하다고 생각했던 장자는 재미있는 우화로 가득했습니다. 매일 조금씩 읽어 즐겁게 철학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바쁜 현대인의 생활에 딱 맞는 글입니다. 장자는 대단한 사상가입니다. 그의 얘기를 전하기 위해 선택된 저자도 대단한 사람이셔서 그는 장자는 이랬다, 저랬다며 자신의 해설을 강조하는 점이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 한 책에 태양이 두개가 있는 느낌이랄까요. 도올 선생의 글에선 느껴보지 못한 점이라 조금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만큼 저자는 본문의 길이를 줄이면서 자신을 친숙하게 내보여 친절한 해설가라는 자리를 포기하며 뭔가를 잃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니면 오만한 제 이고가 도올 선생만 인정하고 그를 배격하려는 속셈이여서 이런 느낌이 들 수도 있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