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레서 - 부서져야 일어서는 인생이다

올해 초 나름 많이 힘든 일을 겪고 나서 느낀 게 많았고 배운게 많다고 느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일어 읽게 되었습니다. 표지는 제목과는 다르게 잔잔한 파도로 평안해 보이는 해변이 수평선, 하늘과 조화롭게 마음을 평안하게 해줍니다. 책은 두께감이 있고 무거운 편이지만 그립감이 좋아 휴대성이 괜찮았습니다. 본문은 글자가 작은 편이라 꽉 찬 느낌으로 글자수가 많으면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질 수 있지만 적당한 자극을 주어 읽기에 좋았습니다.

독자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나눠주는 저자와 책을 만났을 때는 감동을 받게 마련입니다. 요즘 제가 읽고 있는 책들에 감사하고 감동을 받고 있는데요, 이런 감동적인 책들은 짧게 보아도 길게 보아도 인생에 큰 플러스가 되고 있어서 너무도 감사합니다. 책 소개에서 오프라 윈프리가 선택한 힐링 전도사란 말에 얼만큼의 기대를 했지만 허투로 쓰여진 말과 문단이 없을 정도로 정성스럽게 이타적인 마음으로 쓰여진 책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완전히 느끼지 못해도 어렴풋이 두려움이 드는 것은 미리 피하기 마련입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합니다. 한번 태어나는 사람과 두번 태어나는 사람. 그 기준은 책에서 설명하는 '불사조의 부활'를 겪었느냐 여부에 따릅니다. 저도 그 순간을 느껴본 거 같아요. 내가 이 생에서 너무 안일하게 살고 있다는 느낌, 뉴스에서 나오는 많은 사건들은 저와는 너무도 먼 느낌이였고 현실에 도태된 느낌에 온실 속 화초란 느낌이 확 와닿던 그 느낌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 느낌이 너무 싫었고 나를 보호하고 있는 부모와 친구와 형제들과 주변 환경들에서 떨쳐져 나와 외국을 여행하면서 양파의 보호막처럼 쳐져 있던 얇은 보호막이 한꺼풀 벗겨지는 느낌. 그때 저는 선택을 한 거 같아요.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두려움, 혼란, 극한의 위기를 겪으며 이제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고, 그래야 어른이 된다는 걸 어렴풋이 안 거 같습니다. ^^

저자가 힐링 전도사인 만큼 인생에서 극한의 어려움들을 잘 극복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30여년 넘게 사람들에게 치유하는 방법을 강연하고 토론하고 상담한 경험을 토대로 고난으로 가득찬 인생을 정면으로 대면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길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연을 솔직하게 털어 놓고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부활할 수 있었는지 소설같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사연을 다양하게 들려주어 정말 좋았습니다.

그의 치유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집단 토론 형식입니다. 낯을 가리는 사람들은 깊은 이야기를 서로 나누길 꺼리지만 좋은 말들이 쓰인 수많은 카드를 깔아놓고 자신의 삶에 제일 어울리는 말을 찾아 사연을 들려주는 형식 등 방법은 다양한 듯 합니다. 자신이 겪은 힘든 일들을 다른 사람과 나누면서 고난에 시달리는 사람은 꼭 나만의 일이 아니며, 겉으로는 다 행복해 보이지만 사람들 내면엔 모두 크고 작은 것의 차이는 있지만 고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고난이 주는 엄청난 고독함에서 떨쳐나오며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이 제일 혼란스럽고 수치스런 부분이 빠져서는 안된다고 하네요. 그렇게 공개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치유의 시작이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이 세상 사람과 사건들이 우리 생각과는 달리 겉보기보다 의미있고 모든 것들이 정교하게 짜여진 영원한 춤의 일부라는 본문 내용이 가슴 깊이 박혔는데요. 깊이 알면 두려울 거 같고 고난으로 이끌까봐 짐짓 모른 척 옆을 비껴갔던 많은 사람들과 사건들이 떠올라서였습니다. 내가 그것들을 극복했더라면 어떤 사람으로 바뀌었을까 상상하게 됩니다.

인생의 어둠에 추락해 본 다음에야 자신을 껍질을 깨고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것을 '불사조의 부활'이라 이름짓고 그를 겪은 사연들을 들려 주어 독자들로 하여금 외롭지 않게 하고 누구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어둠에 닥쳐서도 자신의 껍질을 꺠지 않고 오히려 마음의 문을 닫아 냉소적인 사람이나 위축된 사람등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그 사람의 선택이라고 합니다. 인생이 나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고 있는 내가 선택한 것이라 합니다. 타인의 속 이야기를 다 들으면 왠지 속이 시원해 집니다. 허물없는 사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책을 읽으며 허물없이 들려주는 저자에게 친숙함과 함께 속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힐링이란 느낌입니다. ^^ 소설읽듯 편하게 읽으며 반성과 자각을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