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먹는 여우>의 작가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작품이다.
이 책도  <책 먹는 여우>처럼 유머와 위트가 책의 내용에서 느껴졌다.
활동적인 여우와 달리 게으른 고양이 뒹굴이는 소파에서 뒹군다. 소파에서 시작해서 소파에서 끝나는 뒹굴이의 생활이  계획성은 있으나 변화가 없는 사람들의 일상 삶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뒹굴이의 소파 생활은 촌뜨기 축구 선수 루디에게 벼룩을 옮고나서 소파 대신 이웃과 새로운 세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벼룩 때문에 삶이 바뀐 이야기다.
예쁜 기니피그를 위해 미용사가 되어 두피 마사지와 털을 말아주기도 한다. 기니피그는 고맙다며 네잎 클로버를 뒹굴이에게 준다.
소에게는  숲이나 초원, 건물에 사는 벌레를 잡는 사냥꾼이라며 공짜로 파리를 잡아준다. 그러자 소는 신선하고 따뜻한 우유를 한 잔 주었다.
개 루디에게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코치라며 공짜로 훈련을 시켜 주었다. 그런데 뒹굴이는 어떻게 루디를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만들었을까? 정말 신기하다.
아니 뒹굴이에게 축구 코치로서의 재능이 숨어 있었단 말인가.
그뿐만 아니라 또순이 고양이를 시립 오페라단에 입단 시킬만큼의 훌륭한 노래 선생님이었다.

좋지 않은 방법이지만 자신에게 옮은 벼룩을 다른 이웃에게 옮기려고 갖은 노력을 다 쏟는 게으른 고양이 뒹굴이가 처음에는 안쓰러웠지만, 벼룩을 자기 몸에서 떼어내려다가 자신의 숨은 재능을 알게 된 것이 참 어찌 보면 뒹굴이에겐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자신밖에 몰랐고, 이웃과 어울려 지내는 법을 잊고 산 뒹굴이에게 이웃과 어울리는 법을 알게 된 것도 벼룩때문이 아닌가. 어찌 보면 하찮고 보잘 것 없는 벼룩이 고양이의 안일한 일상에서 안락한 소파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해 준 존재가 아닌가.

세상에는 하찮게 여기는, 보잘 것 없는 존재는 없나보다!
그 귀찮고 보잘 것 없는 존재로 인해 자신의 삶을 바꿔 준 벼룩에게 뒹굴이는 고맙다고 인사해야 할 것 같다.
뒹굴이가 벼룩을 찾아나선 이유는 아마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아님 이제 벼룩으로 인해서 바뀐 생활을 벼룩과 함께 또다시 새롭게 열심히 살고 싶은 걸까?

마지막 부분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그래도 나 같으면 벼룩을 찾아 나설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매일 매일 변화없는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진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새로운 의미를 찾아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또다른 무언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때론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 새로운 것을 찾아 보면 어떻까.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둘 다 한참을 웃었다. 






주니어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