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리를 모르는 일인으로 서울 기행을 할 마음으로 선택한 책이다. 책을 읽기는 예전에 읽었는데, 연말이라 직장부터 집안,,,모두 계속 정신없이 바뻐서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쓰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 책을 선택할 때는 책을 읽고 책에 쓰여진 곳을 몇군데 직접 가보고 나서 서평을 쓰려고 했는데, 처음 의도한 바와 다르게 책을 읽기만 했지 실제 책 속에 나온 곳을 찾아가보지는 못해서 너무 아쉽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책을 읽으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은, 내가 올해 알게 된 천재 조각가 권진규씨의 아틀리에가 소개되어서 좋았다. 내가 실제 가본 곳과 책의 저자가 그곳에 대해서 서술한 내용을 비교해보면서 책을 읽을 수 있으니 괜찮았다.

  조각가 권진규씨는 네이버에 소개된 내셔널트러스트라는 문화재 보호단체를 통해서 알게되었다.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문화재를 구경하는 행사가 있어서 신청을 했는데, 운좋게도 단체로 권진규씨의 아틀리를 구경한 후 문화재해설사의 조각가에 대한 소개와 집의 내력과 조각가의 작품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평상시 '아뜰리에'라는 단어를 가끔 듣기는 했지만, 조각가의 작업실을 직접 가볼 수 있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의 아뜰리에에 가면 작업실과 같이 작가의 가족이 생활했던 조그만한 가정집이 같이 있다. 작가의 작업공간에는 책속에 실린 사진처럼 작가의 자소상이 몇 개 놓여있다. 자소상의 매끄러운 작가의 목선이 여름에 내가 직접 갔을 때 내 기억 속에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보관하기 위해서 간이로 설치한 2층 보관창고에로 이어지는 계단이 놓여있따. 권진규 작가가 생전에 자신의 작품을 보관하던 장소와 그가 작품을 구웠던 화덕 등 과거의 작가의 생활 모습을 최대한 보존하려는 내셔널트러스트의 노력이  곳곳에 보였다.

   그래서 내셔널트러스트를 통해 알게 된 권진규 작가의 작품집을 구하기 위해서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위치한 최순우 옛집에 가서 최순우씨가 생전에 사시던 집과 정원을 구경하게 되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집에서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책과 더불어 외부활동을 하며 사람들과  함께 만나는 것도 삶을 즐겁게 영유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첩에 가보면 좋을 서울기행지를 적어 보았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많았다. 가보지 많은 곳이 많다면 앞으로 탐방해야할 곳이 많다는 것이니 마음이 설렌다. 특히 가보고 싶은 곳을 손에 꼽자면 소설가 박완서 작가의 '일요일의 돈암동집'과 소설가 박경리 작가의 '정릉집'('정릉'이라는 지명, 예전에 본 영화 '건축학개론'의 첫사랑 수지가 살던 곳이 아닌가 싶다. 남자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이 이 근처에 살면서 서로의 사랑을 키워가는 장소로 소개된 곳인 것 같다.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리, 다시 한번 확인을 해봐야겠다. )을 구경하고 싶다. 과연 소설가의 집, 집필이 이루어진 곳은 어떻까 궁금하다. 아, 그리고 한군데 더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라는 산문집으로 유명한 여류작가 전혜린과 관련된 '학림다방'이라는 곳도 가보고 싶다. 지금도 문화예술인사들이 단골로 드나드는 곳이라고 하니, 예전에 만들어진 곳이라 좀 낡긴 했겠지만 요즘의 카페와는 분위기는 사뭇 다른 그곳에서 클래식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는 것도 나름 운치있을 듯 싶다. 다방에 대한 기억은 아주 어릴 적에 부모님이나 친척들 따라서 명절이나 특별한 날 갔던 기억이 있다. 다방에 따라가면 좋았던 것이 다방에 가면 파르페라는 아이스크림과 과자가 같이 나오는 것을 시켜먹을 수 있어서이다. 그땐 그것을 먹는 것만으로 마냥 좋았는데, 지금은 워낙 카페에 가면 먹을 것들이 많아서 파르페에 대한 나의 행복한 추억이 기억 속에 흐미하게 잊어져 가고 있었는데, 학림다방을 통해 다시 한번 떠올려봤다.

  

   책의 뒷페이지에 '서울 예술 산보 가는길'이라고 해서 책에서 소개하는 예술가들과 관련된 집과 장소(작은 사진이 같이 첨부)와 관련된 이력이 간략하게 소개되었다. 그래서 휘리릭 살펴보고 가보고 싶은 곳을 선택하면 된다. 올해는 이미 놓쳤다 싶더라도 내년에는 꼭 이 책에 나온 소개된 서울 예술 산보 여행을 떠나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