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더 명심할 것은, 부모가 목숨을 걸고 키운 아이들은 대체적으로 인내심이 약하다. 참고 기다릴 줄을 모른다. 성장 배경 자체가 기다림이 없었기 때문이다. 원하기 이전에 어른들이 알아서 대령했기에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기다린다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게끔 되었다. 왜 기다려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긴 줄이 있다. 차례를 기다리고 서 있는 것이다. 그럴 때 부모가 목숨을 걸고 키운 아이들은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일을 힘들어한다. 언제나 특별한 최고의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나만큼 바쁘고 나만큼 소중한 존재임을 인식하지 못한다. 아니, 그렇게 인식하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그것이 왕자병․공주병의 아주 두드러진 특성이기도 하다.

교실에서 가장 나쁜 교사는 학생을 아무런 이유 없이 무시하는 교사이다. 아무리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도 어찌됐든 학생을 무시하는 교사는 기본적으로 교사로서의 자격이 없다. 그럼에도 교사든 교수든,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학생을 쉽게 무시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대표적인 이유가 공부를 좀 못한다는 것이다. 시험 성적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좀 처진다고 해서, 그래서 그 학생 때문에 반 평균이 떨어졌다고 무시하는 선생님이 있음을 우리는 잘 안다. 따지고 보면 그 학생이 공부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그 학급에 우연하게(?) 그 학생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많을 뿐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아이도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꼽힐 수도 있는 것이다.

공부 못한다고 무시하는 것은 부모도 마찬가지이다. 자녀가 공부를 좀 못하면, 특히 형제가 있을 때 비교를 해서 더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공부 못하는 아이가 집에 와서 배고프다고 먹을 것을 찾으면 또는 “엄마, 우리 고구마 쪄 먹자”하면 “공부도 못하는 것이, 어떻게 그렇게 먹을 궁리만 하냐”고 야단치고 “그 머릿속에아주 못?? 못하는가? 누군 거지같은 학교를 나오고 싶어 나왔는가! 누군 대학을 나오기 싫어 안 나왔는가!

“하나님 저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제가 그동안 아내를 괜스레 오해하고, 시기하고, 빈둥거리고 논다고 비난하였습니다. 잘못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밖에 나가 일하는 저 이상으로 아내도 집에서 아이들과 엄청 힘들게 하루를 보내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다시는 아내를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다시금 저를 남자로 되돌려 주시옵소서.”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니 다행히 모든 것이 원래대로 되어 있었다. 남자가 감사의 한숨을 내쉬자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래, 이제 되돌려주어서 좋으냐! 앞으로는 다시금 아내를 비난하거나, 또 온종일 빈둥거린다고 약 올라하지 말아라. 그런데 한 가지 잊을 뻔했는데, 어젯밤에 네가 임신이 되었구나. 뱃속에서 잘 키우며 직장에 나가 열심히 일하렴."

일반적으로 공부 잘하는 아이는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린다. 특히 시험을 잘못 보았을 때 그 원인을 자기에게 돌린다. 준비를 제대로 못했다든지, 생각을 잘못 했다든지, 너무 오만했다든지, 어떻든 자기 자신에게 원인을 귀속시킨다. 그런데 공부 못하는 아이는 타인이나 물리적 조건으로 돌린다. 예컨대 “시험이 너무 어려웠어. 우리 선생님은 안 배운 데서 내고 난리야!” “엄마, 스팀이 나오는 소리가 어찌나 시끄러운지, 그래서 오늘 시험 망쳤어” “나, 오? 만들어서, 한잠도 못 잤단 말야!” 등등과 같이, 시험 잘못 본 원인을 전부 남의 탓으로 돌리는 습성이 있다.

어린아이들도 엄마의 표정만 보아도 엄마가 지금 화가 나 있는지 기분이 좋은지 대뜸 안다. 엄마의 눈빛만 보아도 아이는 엄마가 그것을 자기에게 허락하는 것인지, 금지하는 것인지를 이내 안다. 그래서 아이는 항상 엄마의 기분을 살핀다. 엄마가 힘이 있고 열정이 있으면 아이도 힘을 얻고 강한 의지를 자기 스스로 만들어낸다. 그렇기에 엄마가 온 마음으로, 온몸으로 아이에게 이야기하면 아이는 그것이 진정한 사랑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몹시 즐거워한다. 이는 어른에게도 마찬가지다. 힘을 넣은 대화, 자신에 찬 대화, 열정이 차고 넘치는 대화, 그렇게 마음을 넣은 온몸으로의 대화가 정녕 공감대를 돈독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